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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오해가 부른 부인 인종차별 논란···캐나다 '국민앵커'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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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총리 아들이자 CTV 앵커 벤 멀로니

방송인 부인 인종차별 구설에 결국 하차

'절친' 마클 영국 왕자비와 사이 멀어져

캐나다의 유명 앵커인 벤 멀로니(44)가 최근 18년간 진행하던 뉴스 프로그램에서 불명예 하차했다. 그의 부인인 방송인 제시카 멀로니(40)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벤 멀로니는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의 아들이다. 부인 제시카 멀로니는 흑인 혼혈인 메건 마클(38) 영국 왕자비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멀로니 부부의 자녀들이 2018년 해리(35) 왕자와 마클 왕자비의 결혼식 당시 화동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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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멀로니와 제시카 멀로니 부부. 두 사람은 캐나다에서 '가장 세련된 파워 커플'로 불려왔지만, 제시카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제시카 멀로니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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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에 제시카 멀로니의 인종차별 논란은 캐나다 안팎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멀로니는 18년간 진행해 온 캐나다 CTV 방송 뉴스 앵커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부인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발단은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인 사샤 엑서터가 제시카 멀로니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며 동영상을 공개한 것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흑인인 엑서터는 앞서 지인들에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하도록 독려했다. 자신의 SNS에 상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인종차별에 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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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멀로니를 비판한 흑인 인플루언서 사샤 엑서터. [사샤 엑서터 인스타그램 캡처]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문구다.

그런데 제시카는 엑서터의 이런 행동이 자신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흥분한 제시카는 엑서터에게 일주일 간 분노 섞인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엑서터가 함께 일하는 회사와 협찬사 측에 엑서터가 한 일에 관해 이야기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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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결혼식에 참석한 제시카 멀로니. 방송인 겸 스타일리스트인 그는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마클 왕자비와도 사이가 멀어졌다고 전해진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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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서터는 동영상에서 제시카의 이같은 발언은 "생계에 대한 협박"이자 "인종 차별 반대 운동에서 흑인 여성을 침묵시키려는 행동"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제시카는 자신의 재산과 힘, 피부색에서 나오는 특권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엑서터가 실제로 제시카를 겨냥해 인종차별 항의 운동 지지에 나섰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제시카에 대한 거센 비난이 일자 그가 진행하는 CTV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이후 제시카는 SNS 등을 통해 엑서터에게 사과하며 "그의 경력을 위태롭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불똥은 '국민 앵커'로 불리던 남편 벤 멀로니에게도 튀었다. CTV 내부에서조차 가족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만큼 그가 책임을 지고 하차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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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멀로니가 자신이 18년간 진행해 온 뉴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고 밝히고 있다. [CTV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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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멀로니는 마지막 방송에서 "새 앵커는 흑인이나 유색인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앵커직에서 물러난 그는 CTV의 기자로 활동한다. 제시카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메건 마클 왕자비와도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마클 왕자비는 지난 3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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