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0주년, 옅어지는 기억 上]
발발연도, 10명 중 6명만 정확히 답변
미국처럼 '잊혀진 전쟁' 될 우려
권정열(88) 학도의용군 포항지회장이 지난 1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6.25 전쟁 당시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친 학우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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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6·25 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한국정치학회와 함께 한국갤럽에 의뢰해 101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6ㆍ25 전쟁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으로는 북한이 56.9%였다. 이어 남북한(11.8%), 미국(9.6%), 소련(6.8), 중국(4.8), 한국(1.2%) 순이었다. 세대별로 20대(44.1%)는 60~70대(71.6%)와 비교하면 북한이라고 답한 사람이 27.5% 포인트 적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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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 전쟁을 누가 일으켰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을 꼽은 비율은 76.4%였다. 이어 소련(5.1%), 미국(5.0%), 남북한 모두(3.5%), 중국(2.4%), 한국(0.6%) 순이었다. 북한이라고 답한 비율 역시 20대(66.7%)와 60~70대(85.4%)의 차이가 18.7% 포인트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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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문 조사에서 국민의 73.9%가 6ㆍ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1950년’이라고 정확히 아는 사람은 64.3%였다. 3.7%는 일제로부터 독립한 ‘1945년’이라고 답했고, 26.1%는 발발연도를 '모른다'고 응답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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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71.9%)이 여성(56.6%)보다 더 많이 정확히 알고 있었다. 또 세대별로 보면 50대가 79.6%로 높았고, 20대가 45.6%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대구ㆍ경북(70.9%)과 광주ㆍ전라(70.1%)가 상대적으로 정확히 알고 있었고 강원(53.0%)과 제주(57.4%)는 다소 낮았다.
6ㆍ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돼가면서 국내에서도 점점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 돼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잊혀진 전쟁’은 미국에서 6ㆍ25 전쟁을 부를 때 쓰는 표현이다. 전쟁의 피해와 참상에 비해 미국 사회에서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붙여졌다.
이번 여론조사 설문을 만들었던 한국정치학회 엄기홍 교수(경북대 정치외교학과)는 “50대의 경우 6ㆍ25전쟁을 직접 겪었던 부모 세대로부터 전해 들었고, 반공교육을 통해 철저하게 배웠다”며 “세대가 젊어질수록 전쟁 세대와 멀어지고, 반공교육도 유명무실화하면서 정확한 인식을 못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6ㆍ25 전쟁을 다음 세대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잊혀진 전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박용한·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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