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대구의 한 아파트에 이런 벽보가 붙었습니다. 집값이 떨어지니까, 아파트에 살고있는 장애인들 나가라는 내용입니다. 입주자 대표가 붙인 건데 재건축을 놓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현관에 흰색 종이 하나가 붙었습니다.
구청장과 건설국장에게 전한 요구사항이라며 집값이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는 모두 나가라고 적혀 있습니다.
다른 종이엔 구청 복지과 담당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놨습니다.
시끄러워서 못 살겠으니 다 나가라는 민원 전화를 넣으라는 겁니다.
쪽지를 붙인 건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입니다.
만나서 왜 그랬는지 물었습니다.
[입주자 대표 : 다 (찬성)하는데 장애인 세대에서 사인도 못 한다, 뭐도 못 한다. (재건축) 추진하는 사람이 한두 세대라도 '노' 하면 (재건축) 안 된다고 하잖아요. 우리는 개인 재산이라고요, 이게.]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장애인 세대만 반대한다는 겁니다.
이 아파트엔 구청과 장애인단체 명의로 된 장애인자립생활 주택 3세대가 있습니다.
장애인 시설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장애인들에게 맞춰 집을 고쳐 살고 있는데 이사하면 집을 또 고쳐야 합니다.
장애인들을 생각하면 구청과 단체가 재건축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조민제/장애인지역공동체 사무국장 : 이렇게 노골적인 장애인 차별과 혐오 표현을 쓰실 줄 상상도 못 했고 스프링클러까지 설치한 주택에 재건축을 동의해서 이사를 한다거나 이러기도 어려운 환경이고…]
장애인단체는 입주자 대표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윤두열 기자 , 이인수, 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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