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24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가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한다. 정부는 추경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실업자·저소득층·소상공인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보고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22일 정부에 홍 부총리는 박 의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추경안의 핵심 사업을 소개하고,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7월 3일까지 국회가 반드시 추경안을 처리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23일 비상 재정관리점검회의 직후 별도 회의를 열어 각 부처가 미리 주요 사업의 필요성을 국회에 적극 설명하도록 주문할 계획이다. 종전 기재부 중심으로 진행됐던 ‘국회 설득 작업’의 주체를 전 부처로 넓히는 셈이다.
추경안은 지난 4일 국회에 제출되고 18일이 지났지만 아직 심의 착수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원구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탓이다. 추경안은 총 18개 상임위 가운데 가동을 시작한 6개 상임위에만 회부됐고, 상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전체 상임위 구성을 마친다는 목표지만 미래통합당 반발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임시국회 내 추경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을 직접 지원하는 예산이 대거 포함됐는데, 집행이 늦어지면 효과도 반감되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경안에 담긴 대부분 사업 하나하나에 정책 수요자가 있다”며 “그분들은 추경 자금의 수혜를 간곡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특고·프리랜서·영세자영업자 등 총 114만명을 지원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6000억원)이 대표적이다. 49만명 실업자를 돕는 구직급여(3조4000억원), 58만명을 지원할 수 있는 고용유지지원금(9000억원), 3만 저소득가구 대상 긴급복지 지원(527억원) 등도 추진이 시급한 사업으로 꼽힌다.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55만개 이상 긴급 일자리 창출(3조4000억원)도 어려워진다.
정부 성장률 목표 달성도 추경안에 달려 있다. 홍 부총리는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3차 추경 효과를 더해야 올해 0.1%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에서 11조3000억원을 ‘경기보강 패키지’ 사업으로 분류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직접적 재정지출 뿐 아니라 정책금융기관 자본확충 지원과 이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추경안 통과가 지연되면 이런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국회 원구성만 마무리되면 심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대학 등록금 반환 재정지원 등 일부 사안을 두고 의견이 갈릴 수 있어 심의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번 국회를 놓칠 경우 추경안이 국회에 장기간 계류될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4월 정부는 6조7000억원 규모 ‘미세먼지·민생 추경안’을 제출했는데, 국회 처리는 99일이 지난 8월 2일에야 이뤄졌다. 2000년(107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계류 기간으로 기록됐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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