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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단독] 회사채 매입기구 투입액 '5천억→1조원'… 추경 직후 자금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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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차 추경으로 산업은행 자본금 1조원 확충
"추경 예산 국회 통과 직후부터 회사채·CP 매입 시작"

정부가 BBB등급 등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출범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산업은행에 출자하기로 한 자본금 확충액을 당초 예정된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액한 것으로 확인됐다.

6월말, 7월초가 신용등급이 낮은 중후장대 기업들의 자금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3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SPV를 통한 자금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또 SPV를 위한 산은 출자를 3차 추경과 내년도 예산안에 분산할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매입 규모 확대를 할 수 없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한 측면도 있다. 시장 상황이 악화돼서 SPV 규모를 확대할 경우 내년 예산안에서 산은 추가 출자가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경 예산안에서 SPV 설립을 위한 산업은행 자본금 확충액 1조원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비즈

김용범(왼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5월 20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윤면식(맨 왼쪽) 한국은행 부총재, 손병두(왼쪽 세번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함께 회사채·CP 매입 SPV 설립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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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부는 지난달 20일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 당시, 저신용 회사채·CP SPV를 10조원 규모로 우선 가동하고 3차 추경에서 5000억원, 내년도 예산안에서 5000억원씩 나눠 산은의 자본금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산식 자본확충이 SPV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한꺼번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선회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SPV 설립을 위한 산은 자본금 확충을 두 번에 나눠서 하면 시장 상황에 따른 신속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3차 추경을 통해 산은에 출자하는 예산을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를 통해 추경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즉시 SPV를 통한 회사채·CP 매입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부가 추경 예산안으로 SPV 설립 자금을 산은에 투입하면 회사채·CP 매입 절차가 곧바로 시작된다. 산은이 2조원을 투입해 SPV를 만들고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8조원을 대출하는 구조다. 정부는 SPV를 통해 A급 이하 회사채 뿐만 아니라 BBB등급이었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투기등급인 BB등급으로 떨어진 회사채도 매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에서는 3차 추경을 통해 SPV 자본금 출자 문제가 일단락됐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정부의 당초 계획대로 5000원씩 분산 출자가 이뤄졌다면,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은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내년 1월에나 완료될 전망이었다.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자금경색이 심화될 경우 SPV 규모를 2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자본금 확충에만 반년 이상 소요되는 구조로는 탄력적인 시장 대응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3차 추경으로 SPV 자본금 납입이 완료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의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 규모가 확대될 여지가 생겼다는 반응도 나온다. 당초 정부는 지난 4월22일 5차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SPV를 통한 회사채·CP 매입 규모를 20조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자본금 확충이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은 구조를 보고 정부가 회사채·CP 매입을 10조원 이내로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런 불확실성은 완화된 것 같다"면서 "SPV 규모를 늘리는 논의가 필요할 정도로 시장이 악화되면 내년 예산 편성 때 자본금 확충이 논의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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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가 이렇게 전개되면서 저신용 회사채 만기 등이 6,7월에 몰려있는 보릿고개를 넘길 지가 정치권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추경 예산 통과 지연이 SPV 출범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비우량 회사채는 6월과 9월, 53%(2조5000억원)가 집중돼 있다.

이에 대한상의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6월 중 자금수요가 몰린 기업들에 실질적인 금융지원 효과를 내려면 SPV 출범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필요한 조치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세종=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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