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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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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늘어난 반도체 D램, 현물가격 '뚝뚝'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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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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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 D램의 현물 가격이 최근 크게 하락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현물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2.85달러를 기록했다.


DDR4 8Gb D램의 현물가격은 지난 4월 초 3.6달러대로 연고점을 찍은 후에 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고점 대비 21% 가량 하락했다.


D램 현물가격은 현재 고정가격 밑으로 내려갔다. DDR4 8Gb D램의 5월 고정가격은 3.31달러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현물가도 크게 웃돌고 있다.


기업들은 주로 고정가격으로 반도체를 거래하지만 현물가는 고정가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있어서 현물가격 동향도 중요하게 본다. 현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상승세였던 고정가격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램 고정가격 상승폭도 지난 4월의 경우 전월 대비 11.9%에 달했으나 지난달엔 1% 미만으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반도체 현물가격이 내려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언택스) 문화 확산으로 증가하던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도 최근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가 늘면서 주문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일부 데이터센터의 재고 증가와 D램 오더컷 관련 내용들이 전해지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고수준에 대해서는 정도가 천차만별이지만 공통적인 내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적정 수준의 재고 레벨보다는 높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생산 업체로부터 데이터센터나 스마트폰 등 세트 업체로 재고가 이동해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기업들의 투자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D램 가격에는 부담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도 "지난달까지 고정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노트북 생산량 증가로 강세를 이어갔지만 유통업자들이 코로나 언택트 관련 PC 수요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로 재고를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구글, 페이스북의 설비 투자 축소로 인해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보합, 4분기에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혼재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비대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서버수요가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로 반도체 수요 비중이 더 큰 휴대폰,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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