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이어진 '통일 쌀 모내기'…가을 추수해 북한에 보낼 계획
"남북에도 웃음꽃 피어나길"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비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벼농사가 시작됐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연맹은 20일 광주 서구 용두동 '통일 쌀 경작지'에서 통일 쌀 모내기 행사를 열었다.
통일 쌀 경작 사업은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이 이뤄진 이후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에 평화 통일의 마음을 담은 쌀을 보내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시작됐다.
올해 광주의 경우 4천여㎡ 규모의 통일 쌀 경작지에서 1천400㎏의 쌀을 수확해 다른 지역 통일 쌀과 함께 북한에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통일 쌀이 실제 북한에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2009년부터 지금까지 민간 차원의 대북 쌀 지원은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같은 취지로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해 농업용 트랙터 북한에 보내려던 이들 단체의 계획도 실현되지 못했다.
임진각 주차장에 세워진 트랙터 |
전국에서 각출한 트랙터 26대를 몰고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인근으로 향한 이들은 북한에 전할 수 없었던 트랙터를 임진각 인근에 그대로 남겨뒀다.
올해 6·15공동선언 20주년을 계기로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를 기대하고 있던 이들 단체는 최근 남북 관계 악화로 다시 한번 기대를 접어야 했다.
그럼에도 평화 통일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은 중단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김점길 상임대표는 "북한의 도발은 정치적·국제적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관계가 어려울 때 민간이 중재하고 나서는 것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남북이 함께 살기 위한 삶의 터전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것을 일관되게 하는 것이 바로 통일 쌀 경작 사업"이라며 "단기적인 식량 문제는 물론 장기적인 식량 주권 문제를 준비하기 위해 통일 쌀 경작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현지 스님 역시 "연락사무소가 폭파됐지만 서로 연락하고 만나는 사이가 아닌 연락 없이 자주 오가는 사이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북 평화 기원하며 |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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