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부터), 정경두 국방장관, 안규백 의원, 강경화 외교장관 등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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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를 당분간 미루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 핵심 인사는 18일 "4·27 판문점선언 비준은 현 시점에서는 맞지 않기 때문에 상황을 봐서 추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에도 여당 내 일각에선 "하루 빨리 국회를 가동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에 동의하는 것이 필요하다"(설훈·박광온 최고위원)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 수순을 밟는 상황에서 여당이 4·27 선언 비준을 추진하면 여론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날 "현재 상황에서 판문점선언 비준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고 한 만큼 당·청 간 엇갈린 듯했던 기류를 맞추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4·27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은 2018년 9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통일부는 21대 국회에 제출할 4·27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준비 중인데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여당은 즉시 처리하는 대신 남북관계 추이를 봐가며 처리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 소속 의원 174명이 참여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거리를 뒀다. 민주당 핵심 인사는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추진도 현 시점에선 순서상 맞지 않는다. 당론이 아닌 개별 의원의 의견"이라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원내 지도부 인사들은 결의안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다만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의 국회 통과는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현행 법으로 추가 전단 살포를 막고 대북전단 살포금지법도 별도로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이 최근 대남 강경책을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건 대북전단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왼쪽)과 서호 통일부 차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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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외교안보통일 자문회의를 열고 강경화 외교부·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호 통일부 차관으로부터 북한군 동향과 정부 대비책을 들었다.
정 장관은 북한군 동향에 대해 한 참석자가 "금강산과 개성공단 지역에 군부대 이동이 감지되느냐"고 묻자 "일부 병사들의 이동 경로는 감지되고 있고 우리 정부가 잘 보고 대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참석자는 "대규모 군사이동은 없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한미워킹그룹이 남북 간 협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강 장관은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대북제재 면제 논의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미워킹그룹은 한미 비핵화, 남북협력문제, 대북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2018년 11월 마련한 한·미 협의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외교안보라인 교체에 대한 언급은 회의에서 없었다. 한 참석자는 "외교안보 수장 당사자들이 있는 자리여서 교체에 대해 논의할 순 없었다"며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임자에 대해 논의를 할 겨를도 없었다"고 전했다.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북측은 양측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도발 행위를 멈춰야 한다"며 "아울러 우리 정부도 금도를 넘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북전단과 관련해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북전단과 같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관련 부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대통령의 의지를 정부가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예정된 북한 움직임 관련 민주당 현안보고를 취소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정보위 간사)은 "북한 문제 해결을 일단 하고 봐도 늦지 않다"며 "북한 문제 해결 논의가 왜곡되지 않기 위해서 (보고를) 안 했다"고 했다.
김효성·김홍범 기자 kim.hyoseong@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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