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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사람人]이재명 경기도지사 '도정개혁 밀어붙인 뚝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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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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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 생명을 가를 대법원 전원합의체 첫 심리(18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18년 5월말 방송토론회에서 상대방 후보로부터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한 것이 도지사 직무를 내려놓을 만큼 중대한 발언이 될 줄은 이 지사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그는 지사직을 잃는다.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권리(피선거권)도 5년간 박탈된다. 30억원이 넘는 경기도지사 선거 보전 비용도 물어내야 한다. 정치 생명이 끊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파산 선고까지 불가피하다. 이 지사는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 하룻만인 16일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대한민국 인권의 최후 보루인 대법원의 양식과 정의 그리고 사필귀정을 믿습니다."


올해 초 수원 경기도지사 공관. 이 지사는 출입기자들과 함께 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년 도정에 후회없다"는 짧지만 강한 소회를 밝혔다. 이 지사는 자신의 말처럼 취임 후 지난 2년간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외롭게 걸었다.


하천ㆍ계곡 불법시설 전면 정비, 24시간 논스톱 닥터헬기 도입, 건설공사 원가공개, 공공개발 이익환수 등 강한 반발을 수반하는 정책을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전국 최초 재난기본소득 지급, 지역화폐 도입 등의 개혁 정책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이 지사가 보여준 추진력은 그를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돌려놨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이런 여세를 몰아 여권 내 유력 대권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의 '억강부약(抑强扶弱, 강한 것을 억누르고 약한 것을 돕는다)' 가치관도 법 앞에서 무력했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지사가 친형의 강제입원 절차에 관여한 사실을 숨겨 유권자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했다"며 "적극적으로 반대되는 사실을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직권남용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친형 강제입원에 대해서는 "이 지사의 개인적 이익이 전혀 없지 않아 (이 지사가) 정치적ㆍ도덕적으로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지사직 상실에 해당하는 중형이다.


2심 판결은 이후 만만찮은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된 도지사를 법리적 판단으로 직에서 내려오게 하는 게 대의민주주의 정신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이 지사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 물결로 이어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원혜영ㆍ임종성ㆍ김두관ㆍ제윤경 전 현직 국회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전국 14개 시ㆍ도지사, 이재정 경기교육감과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탄원에 동참했다.


작가 이외수 씨, 이용수 위안부 할머니, 30여년 간 한센인과 이주민을 위해 살아온 이정호 신부, 전국 대학교수 243명도 이 지사 탄원에 합류했다. 전국 176명의 변호사들은 "이재명 지사에 대한 수원고법의 2심 판결은 '엉터리 논법으로 일관된 뒤범벅 판결"이라며 "무죄를 선고하거나 원심을 파기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지사 이재명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도 국내외에서 쇄도한 23박스 분량의 탄원서를 지난해 11월20일 대법원에 제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사건을 제2부에 배당한 뒤 같은 해 11월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말과 올해 5월께 예상됐던 선고는 모두 연기됐다. 대법원은 급기야 이달 12일 이 사건을 13명의 대법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넘겼다.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합의되지 않은 사건 등을 다룰 때 주로 소집된다. 전원합의체는 13명 중 7명 이상의 대법관이 동의한 다수 의견에 따라 판결을 내리게 된다. 이 지사의 운명이 13명 대법관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에 달린 셈이다.


법조계는 대법원의 이번 심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법관 간 이견 차를 조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는 동안 도정 차질 등 피해는 고스란히 1360만 도민들에게 돌아간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의와 양식에 따라 신속하게 선고해야 한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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