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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피자시장 위축에 갑질 논란까지…미스터피자 결국 30년만에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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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 등 돌려

피자 시장 위축으로 5년 연속 영업손실

24일까지 인수의향서 받은 후 본입찰

프랜차이즈, 식자재 업체 등 관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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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토종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M&A(인수ㆍ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정우현 전 회장이 창업한 지 30년 만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P그룹은 전날 매각주관사 삼일PwC를 통해 경영권 매각을 공고했다. 정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씨가 보유한 지분 각 16.78%를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가진 MP그룹 보통주(구주) 48.92%(3953만931주)를 인수하고, 추가로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방식으로 200억원 이상 이 회사에 유상증자하는 조건이다.


1990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인근에서 시작한 미스터피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최고 인기를 누렸다. 감자말이 새우가 트레이드마크인 ‘씨푸드아일랜드’,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올린 ‘시크릿가든’ 등 히트작이 줄을 이었다. 2008년에는 커피와 머핀을 함께 파는 마노핀 프랜차이즈를 시작했고, 2009년에는 상장사인 반도체회사 메모리앤테스팅을 인수해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했다.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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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가맹점 갑질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피자에 공급하는 치즈를 정 전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비싼 값에 공급해 ‘통행세’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소비자들 다수가 등을 돌렸다. 이에 2017년 7월 정 전 회장이 150억원 규모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결정타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상장 적격 여부 실질심사가 시작되면서 주식 거래는 3년 가까이 멈춰 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 등의 영향으로 피자 시장이 위축된 점도 영향을 줬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은 262곳(해외 포함 387곳, 2019년 기준)에 달하지만 별도 재무제표 기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두 차례 MP그룹 상장폐지를 의결했지만 회사 측이 번번이 이의를 신청해 개선 기간을 받아냈다. 마지막 개선 기간 종료일은 지난 2월 10일이었다. 현재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정 전 회장 측은 회사의 재무상황을 개선하고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경영권 매각을 선택했다.


매각 측은 오는 24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적격 인수후보를 추린 뒤 조만간 본입찰을 할 예정이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유상증자 금액을 제외하고 수백억원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브랜드를 인수할 기회인 만큼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일PwC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관련 식자재 업체 등에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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