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게임학회 회장 "게임 역사상 획기적 사건… 억제 아닌 활용 대상 되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어린이 ADHD 치료용으로 승인한 게임 ‘인데버알엑스(EndeavorRx)’를 즐기는 모습. /아킬리 인터랙티브 랩(AIL)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분류했던 게임이 미국에서 아동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로 정식 승인 받았다.
16일(현지시각)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비디오 게임을 어린이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수단으로 승인했다. FDA가 ADHD 증상 개선을 위해 게임을 활용한 치료법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DA는 전날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사인 아킬리 인터랙티브 랩(AIL)이 만든 게임 ‘인데버알엑스(EndeavorRx)’가 "ADHD를 앓는 어린이의 주의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인데버알엑스는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 호버보드(공중에 떠다니는 보드)를 타고 길을 따라 여행하는 게임이다.
ADHD 치료법으로 승인된 만큼, 이 게임을 치료 목적으로 이용하려면 별도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만 8~12세 어린이만 처방받을 수 있다.
에디 마르투치 아킬리 AIL 최고경영자(CEO)는 "FDA의 결정으로 역사적인 날을 만들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FDA가 비디오게임을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한 건 최근 1년새 게임에 대한 인식이 뒤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5월 28일 WHO는 2022년 1월부터 게임 중독을 공식적인 국제질병분류에 포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WHO가 나서서 오히려 게임을 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WHO는 지난 4월 게임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자는 내용의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장려한 바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 교수)은 "이번 FDA 결정은 의료는 물론 게임산업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이번 승인을 계기로 WHO의 질병코드 도입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생긴 셈이 되었다. 한국에서도 게임이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이나 의료, 치매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의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