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제출 정부 평가서 "자산운용 실무 사실상 1명…운용위도 형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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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여성가족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과 남녀평등 사업 등에 활용하고자 만든 양성평등기금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평가에서 '전문성 부족' 지적을 받거나 일부 항목은 최하점을 받기도 했다.
여가부가 보조금을 지급한 정의기억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부실 회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여가부가 또다시 나랏돈을 소홀히 다룬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여가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가부의 양성평등기금 운용은 '투자실행과정의 적정성'을 따지는 항목에서 '아주 미흡' 평가를 받았다. 탁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아주미흡으로 나뉘는 6단계 평가등급 중 최하위다.
이 평가는 민간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평가단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진행했다. 평가 결과는 지난달 말 최종 확정돼 국무회의를 거친 후 국회에 제출됐다.
단순히 투자 위탁기관의 자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손실 같은 위험요소를 줄이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1997년부터 양성평등기금을 운용·관리하고 있다. 기금 주요 재원은 정부의 복권사업으로 마련된 복권기금 전입금, 기금 자산운용 수익, 민간 출연금이다.
지난해 운용 규모는 243억5천500만원(평잔 기준)이다. 이 중 103억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명목으로 일본이 2015년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약 103억원)을 대체할 목적으로 배정됐다.
화해치유재단 해산 시위 중인 생전의 고(故) 김복동 할머니 |
여가부는 이 기금을 관리하는 실무부서 평가에서도 혹평을 받았다.
평가서는 '자산운용 전담조직의 적정성'에 대해 "자산운용을 전담하는 실무부서의 인력이 부족하며, 의사결정의 분리와 견제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자산운용 실무자가 사실상 1명인 상황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면서 "내부 전담직원들의 자산운용 분야 경험이나 전문성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수익률 목표 등을 설정하는 자산운용 정책과 관련해서는 "3월 목표의 허용범위를 초과하는 현금성 보유를 위원회 상정 없이 7월 중순까지 유지하는 등 배분안의 적정성이 미흡하다"라거나 "운용 규정을 명시하고는 있지만, 비용·효익 분석이 없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평가서는 여가부의 양성평등기금 운용에 대한 총평에서 "자산운용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나 서면 회의 과다 및 참석률 저조로 실질적인 운용이 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적었다.
이어 "실질적인 관리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최소한의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워낙 적은 인력으로 운용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권장기준보다 회의를 더 많이 개최하고 2회에 걸친 대면 회의 참석률도 80%에 이르는 등 실질적으로 운용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금운용 규모가 큰 조직은 전담부서가 따로 있지만 여가부는 소규모라서 다른 부처와 비교하면 부족하게 보일 여지가 있다"라고도 말했다.
윤미향 의원을 향한 취재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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