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국무부 전경. 워싱턴|김재중 특파원herme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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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에 즈음한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택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미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실천이 없는 약속보다 더 위선적인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열려 세계를 열광시켰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2년이 지나면서 북한의 비핵화 관련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해 북·미 대화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을 감안해 미국은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한 반면 북한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등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에 관한 한국 언론의 질의에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보다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대해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한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들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리선권 외무상 명의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 관련 논평을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대답은 명백하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명백한 것은 두해전 이 행성의 각광을 모으며 한껏 부풀어올랐던 조·미 관계개선에 대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였고 조선반도의 평화번영에 대한 한가닥 낙관마저 비관적 악몽 속에 사그라져버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함경북도 풍계리 북부핵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 송환, 억류 미국인 석방,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의 조치를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했다면서 “미 행정부는 천만부당하고 시대착오적인 행위로 일관된 2년간을 통하여 저들이 떠들어온 조미사이의 ‘관계개선’은 곧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선제타격이며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 고립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보였다”고 비판했다.
리 외무상은 “현시점에서 이런 의문점이 생긴다. 우리 최고 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하여 실지 조·미관계가 나아진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것”이라면서 “우리는 다시는 아무러한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열린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국가핵발전전략을 토의하고 핵전쟁억제력 강화 방안을 천명한 것을 지적하면서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열어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당시의 전쟁포로 및 전쟁실종자 유해 송환 등 4개항의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미국과 북한은 이후 싱가포르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 실무협상을 진행했으며 양 정상은 지난해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었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 및 제재 완화의 범위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너무 커 회담은 진통을 겪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회담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해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만남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이에 응하면서 양 정상은 판문점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했다. 북·미 정상은 판문점 만남에서 실무협상 재개를 약속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열었다. 하지만 스톡홀름 실무협상 역시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이후 북·미 간 의미있는 대화나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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