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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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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빅뱅 '왕좌' 어디로…통신 3사 3색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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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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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시장 빅뱅이 시작됐다. 주요 5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케이블방송) 중 상위 2곳이 이미 통신사에 팔렸고, 나머지 3곳도 매물로 나왔다. 다양한 권역의 케이블방송사들과 통신사 IPTV(인터넷TV)가 서로 다투던 춘추전국시대를 넘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위주로 유료방송 산업이 재편되는 ‘삼국지’ 시대를 맞게 됐다. 관전 포인트는 통신 3사별 최종 인수 전략과 수싸움이다.


딜라이브·현대HCN·CMB 매물로…짝짓기 어떻게

현재 매물로 나온 케이블 방송은 딜라이브, 현대HCN, CMB다. 케이블방송 업계 1위였던 CJ헬로비전과 2위 티브로드는 올초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인수됐다.

현대HCN는 현재 예비입찰에 통신 3사가 모두 뛰어든 상태다. 딜라이브 역시 매각주간사를 통해 통신 3사의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MB도 조만간 매도자 실사 등을 거쳐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CMB의 경우 평균가입자당매출(ARPU)은 낮지만 인수 후 시너지와 잠재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통신 3사 모두 입질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불과 1년 새 케이블 ‘빅5’가 모두 매각 절차를 밟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52%,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17% 순이다. 딜라이브(5.98%) CMB(4.58%) 현대HCN(3.95%)와 어떻게 짝짓기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다급한 KT "선두 수성"…3위 밀린 SKT "덩치 키워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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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디어미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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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구도상 가장 다급한 쪽은 경쟁사에 쫓기는 업계 1위 KT다. 지난해 M&A에 성공한 LG유플러스, SK텔레콤과 점유율 격차가 좁혀졌다. 2차 M&A 대전에서 밀릴 경우 ‘왕좌’를 내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만약 잔여 매물 한곳만 인수하더라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굳힌다.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KT 미디어 M&A 전략은 현재 KT스카이라이프에서 총대를 메고 있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취임 직후 “변혁을 추구하기 위해선 ‘덩치’를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의지를 시사했다. KT는 지난해 딜라이브와 구체적인 인수 협상을 벌였지만, 올해 현대HCN, CMB까지 추가 매물로 나오면서 취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졌다.

SK텔레콤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티브로드를 인수하긴 했지만 가장 큰 대어(LG헬로비전)을 놓치면서 점유율이 3위로 밀렸다. 가입자 점유율을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유료방송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추가 인수 의지를 공식화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물밑협상을 벌였던 현대HCN 인수전에 참여하는 한편, 딜라이브에도 인수의향서(LOI)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인수 후 업계 2위로 올라섰지만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처지는 아니다. 추가 인수하지 않으면, KT와 SK텔레콤이 싼 가격에 매물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현대HCN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대 변수는 가격…"지금이 비싸게 팔 적기"vs"최대한 싸게"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가격이다. M&A 구도는 매물 3곳에 잠재 매수자 3곳이 입질하는 형국이다. 언뜻 매도자보다는 매수자 우위에 가까워 보인다. 시간도 매도자 편이 아니다. 케이블TV가 앞다퉈 매각에 나선 배경엔 갈수록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사정이 있다. 지금이 최대한 비싸게 팔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통신 3사간 얽히고설킨 경쟁 심리를 감안하면 반드시 매수자가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최대한 몸값을 높이려는 매도자와 싸게 사려는 매수자간 치열한 수싸움이 불가피하다.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이날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주최한 미디어리더스포럼에서 “MSO가 가진 잠재적 가치에 대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을 적절히 고려해 인수 대상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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