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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보는 김환기 예술세계…환기미술관 '수화시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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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김환기 연구기획전 '수화시학' 전시 전경 [환기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내가 그리는 선,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1970년 1월 27일 김환기 일기 일부)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로 꼽히는 수화 김환기(1913~1974)는 간결하고 맛깔나게 글을 쓰는 능력이 뛰어났고 시에도 조예가 깊었다.

'신천지', '문예' 등의 문학 잡지에 시와 수필을 발표한 문인이기도 했던 김환기는 일기와 편지도 많이 남겼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은 김환기의 조형 세계를 시문학과 연결해 재해석하는 전시 '수화시학(樹話詩學)'을 개막했다.

김환기가 쓴 시를 비롯해 드로잉, 유화 등 200여점이 소개된다.

김환기는 1968년 1월 26일 일기에서는 "음악, 문학, 무용, 연극 모두 사람을 울리는데 미술은 그렇지가 않다. 울리는 미술은 못 할 것인가"라고 성찰했고, 다양한 예술 장르를 조형적으로 결합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추상화면을 탄생시켰다.

전시는 함축성, 음악성, 형상성 등 세 부문으로 나눠 김환기의 시적인 예술세계를 살펴본다.

'항아리', '달', '산월' 등은 한국적 정서가 가득한 소재에 비움 속의 채움, 무위자연의 세계를 함축하고 있다.

김환기의 시 정신을 상징하는 푸른 전면점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절친했던 시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의 한 구절을 제목으로 붙인 작품이다.

또한 추상화되는 김환기 작품에서는 반복과 변주, 병렬과 대비를 통해 형태가 구축되며 리듬과 운율이 생긴다. 작품 제목에도 소리와 음악에 대한 관심이 드러난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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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연구기획전 '수화시학' 전시 전경 [환기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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