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의연 사태 한 달 만에 “위안부 운동 대의 지켜져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
9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문서답”이라며 “윤미향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많은 국민이 궁금하게 생각하는데 어제 발언은 대단히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은 위안부 운동을 앞세워 자신의 이익만 채우는 윤미향을 비판하는 것이지, 위안부 운동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은 윤미향을 수사하고 횡령이나 개인적 치부가 없는지 수사하라는 것인데 그런 언급 없이 동문서답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대통령이 왜 저런 생각을 하나 국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정의연·윤미향 사태 관련해 “위안부 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매우 혼란스럽다. 제가 말씀드리기도 조심스럽다”며 입을 뗐다. 문 대통령은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라며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운동 30년 역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여성 인권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었다”며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려는 숭고한 뜻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논란을 촉발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통합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윤 의원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위안부 운동의 대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씀에 동감한다”면서도 “먼저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윤 의원을 감싸는 일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며 “할머니의 존엄과 명예를 무너뜨린 장본인이 윤 의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성역처럼 여겨왔던 정의연을, 그 중심에 서 있던 윤 의원을 정의 앞에 소환하는 일이야말로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 피해진상규명TF위원장을 맡은 곽상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족 눈을 감고, 우리 편만 바라보고, 내 편만 챙기는 외눈박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곽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은 이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아연실색할 만하다”며 “본질에서 벗어나 애써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이어 곽 의원은 “윤미향·정의연 사건은 대통령 말처럼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가 아니다”라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윤미향을 처벌하고 정의연, 정대협을 해체해달라는 것이다.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초와 목소리를 듣고 당신들의 힘든 삶을 안아주고 도와줄 수 있는 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피해 할머니의 절규가 들리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이를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의 말처럼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 편을 건드리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할 것 없이 모두 다 들러리일 뿐이냐”며 “문 대통령은 언제까지 ‘내 편’만 챙기고, ‘내 편’만 바라보는 ‘외눈박이’ 대통령이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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