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이후 한국은행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추경 집행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증액분은 38조원으로 수급 부담이 커 한은이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선 3차 추경 발표 이후 국채의 원활한 소화가 불가능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에선 조만간 한은이 국채 매입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의결한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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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정부는 3차 추경으로 단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시장의 관심이 높았던 적자국채 발행량은 23조8000억 원(전체 68% 수준)으로 결정됐다. 나머지 10조1000억원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1조4000억원은 기금여유분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로써 올해 추경 집행으로 인한 적자국채 증액 발행분은 1차(10조3000억원), 2차 (3조6000억원)를 포함해 총 37조7000억원이다. 올해 예산안에 계획된 60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을 고려하면 총 100조원에 근접한 적자국채가 올해 발행될 것으로 추산된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재부가 전망한 국고채 발행 잔액 증가율은 연간 20%에 근접할 것”이라며 “국고채 총 발행(168조원) 대비 적자국채 비중도 70%를 상회해 3차 추경에 따른 발행 부담은 상당히 높게 인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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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장에선 3차 추경 발표 이후 국고채 3년 10년물 금리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5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452%로 발표 전날(1.378%) 대비 0.074%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도 0.043%포인트 오른 0.894%를 기록했다.
김지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경 규모가 확정되자 국고채 10년 금리는 1.4%대를 상회했다”라며 “이달 중 40조원 한도의 기금채권 발행도 대기하고 있어 한은의 적극적인 매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시장금리의 변동성 추가 확대는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10년물 위주로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임계치는 1.45~1.5%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초장기 물의 경우 최근 보험사가 10년 초과 순매수를 전년 대비 50% 늘리고, 환 헤지 프리미엄을 고려했을 경우 미국 30년 금리가 국고 30년 대비 40bp 낮다는 점을 보면 수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국고 10년은 투자 주체였던 기금이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한은의 매입이 필요할 것 관측된다”고 말했다.
매입 규모에 대해선 10조원 안팎에서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8년 당시 국고채 잔액 대비 한국은행의 보유 규모는 4.7% 수준으로 현재는 3월 기준으로 2.7% 수준”이라며 “4.7%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가정할 때 10조원 이상으로 매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06년 한은 국고채 매입 규모를 국채발행 잔액과 한은의 총자산 대비 비중을 고려할 때 올해 최대 10조원의 추가 매입 여력이 남아있다”며 “3분기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10년물 평균 규모 2조5000억원, 총 7조 5000억원에 대해 매입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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