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하던 취재진에 불만 터뜨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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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8일 취재 중인 기자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무실인 국회 의원회관 530호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에게 “내가 죽는 모습 찍으려 기다리는 것이냐”며 “상중(喪中)인 것을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회 출근 후 의원실에 머물던 윤 의원이 오전 9시 50분경 밖으로 나와 국회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격앙된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보좌진이 윤 의원을 말리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보좌진은 잠시 뒤 의원실 앞에 나와 취재진에게 “(윤 의원이) 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라며 양해를 구했다.
이날 윤 의원의 의원실 앞에는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윤미향 의원님 반드시 이겨내십시오’라고 적힌 메모가 붙어 있었다.
앞서 6일 정의연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A 소장(60·여)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음날 쉼터에서 윤 의원이 오열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윤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 씨를 추모하며 “우리 소장님,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댔다”라고 언론을 비판했다.
정의연도 부고 성명을 통해 “(고인은) 검찰의 급작스런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하셨다”며 “무엇보다 언론의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쏟아지는 전화와 초인종 벨소리, 카메라 세례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셨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같은 날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A 씨를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정의연과 정대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다음 날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이를 두고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가 6일 오전 대구 중구 희움역사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애도를 표하며 정의기억연대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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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정의연 문제를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6일 대구경북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위안부를 팔아먹었다. 왜 우리를 팔아먹나”라며 윤 의원과 정의연을 재차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들이 윤 의원에 대한 심경을 묻자 “26년간 하나도 도와준 게 없다. (위안부 피해 해결 활동을 위해) 미국에 가자고 했을 때 따라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울먹였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사진 아래 차려진 제사상 앞에 서서 한참을 기도하고 흐느낀 뒤 “언니들 여태까지 이렇게 할 일을 못 하고 내가 이렇게 울고 있다”며 “나는 끝끝내 이 원수를 갚겠다. 위안부 역사관으로 떳떳한 교육관으로 만들어 반드시 위안부 문제를 사죄 받고 배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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