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과 갈등 빚으면 중국과 러시아만 좋아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사진 오른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바라보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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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유럽연합(EU)이 독일 주둔 미군을 현재 3만4500명에서 9월까지 2만5000명으로 감축하도록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경악했다'(dismay)고 강력 비판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고위급 외교관을 인용,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지시를 공식 통보받지 못해 매우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병력 감축 계획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철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약화시키고 러시아의 힘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실제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철군 결정이 확정되면 주목하겠다"며 "우리는 수십년 넘게 쌓아 온 미국과의 협력을 중시한다. 독일 주둔 미군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우려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독일과 미국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복잡하다"고 답했다. 양국 간 갈등이 있음을 인정하고, 철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독일 의회는 더 거세게 반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의 요한 와데풀 원내부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의사 결정 과정에 동맹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기본적 리더십 과제를 또다시 무시하고 있다"면서 "동맹 간 불협화음이 생기면 중국과 러시아만 이익을 얻는다"고 비난했다.
이번 결정은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문제를 두고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분담금과 이란 등 여러 현안에서 나토 탈퇴와 미군 철수 등을 위협하며 나토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이 분담금을 내지 않은 채 미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한다고 비난해 왔다.
WSJ은 "이번 결정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나토의 흐름이 완전히 단절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은 유럽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서방 동맹국들 간에 균열을 내기 위해 노력해 온 러시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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