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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일 주둔 미군 9500명 감축 지시…韓 등 다른 동맹국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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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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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을 9월까지 9500명 감축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축인 미·독 관계 악화와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인 한국 등 다른 동맹국의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3만4500명이다. 순환 배치 또는 군사훈련 참가로 최대 5만2000명까지 병력이 늘어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축 명령은 독일 주둔 미군을 수천 명 줄이고 최대 2만5000명으로 제한하는 상한선을 두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WSJ는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국방부가 주독 미군을 2만5000명 선에 묶는 감축 계획을 자유롭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준 셈이다. 또 독일에 훈련을 위해 파견하는 병력 수도 재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지난해 9월부터 논의했으며,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지시가 담긴 각서(memorandum)를 최근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독 미군은 인근 국가로 재배치되거나 미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다. 1000명 이상은 2022년 이후 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고 러시아 가스 구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폴란드로 이동 배치될 수 있다고 한 관리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독일의 정책에 대한 오랜 불만이 투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물러난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대사는 독일 주둔 미군의 상당한 감축을 오랫동안 압박해왔다. 미국은 독일의 국방비 지출 규모, 발틱해를 통해 러시아와 가스관을 연결하는 ‘노드 스트림2’ 사업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독일은 미국의 압박에 국내총생산(GDP)의 1.35%인 국방비를 2031년까지 나토가 제시한 목표인 2%로 높이겠다고 지난해 약속한 바 있다.

미국은 현재 독일에 군사기지를 두고 유럽의 군사 훈련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독 미군 감축은 나토의 주축인 미·독 관계 악화와 유럽 내에서 미국의 군사 태세 재편 및 동맹 약화로 이어져 러시아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등 동맹국 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임스 타운젠드 전 국방부 관리는 WSJ에 “이 같은 움직임은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과의 신뢰를 약화한다”며 “다른 동맹국들은 ‘다음은 나일까’라고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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