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굽어보며 '대단한 일' 말할 것"
"세계 최강 경제가 내 인종차별 대책"
"V자 회복보다 더 좋은 로켓쉽 반등"
예상 깨고 5월 일자리 250만개 늘어
실업률 4월 14.7%→13.3%로 하락
경제 재개로 요식업서 140만개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공개된 노동부 5월 고용상황 보고서에서 일자리가 250만 개 늘어나자 긴급 회견을 열고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기의 날"이라며 "조지 플로이드에게도 좋은 날"이라고 했다.[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5월 깜짝 일자리 반등 발표에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기"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V자보다 훨씬 더 나은 로켓쉽(우주선)처럼 반등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 신호에 기쁜 나머지 백인 경찰에 살해된 "조지 플로이드에게도 좋은 날"이라는 언급까지 했다. 강한 경제는 트럼프에게 재선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동부 5월 고용 호전 보고서 공개에 예정에 없던 약 1시간 자축 회견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900만개 일자리 손실을 예상했지만, 거꾸로 약 300만개가 늘었다"며 "이것이 우리를 장기 성장으로 이끌어 세계 최대 경제로 복귀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V자 (경제회복) 곡선도 대단한데 이는 V보다 훨씬 나은 로켓쉽"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5월 실업률이 20% 기록을 깰지를 얘기하다가 보고서를 읽은 뒤 처음엔 겨우 300만개라고 생각했다"며 "그러고 나서 이게 손실이 아니라 300만개 일자리가 늘어난 것임을 깨닫고 '오자'가 아니냐고 소리쳤다"며 잘못된 예측을 한 전문가들의 충격을 묘사하기도 했다. "역사상 최대 오판"이라고도 했다.
또 "워런 버핏이 얼마 전 항공주를 팔았는데 버핏 같은 사람도 실수한다"며 "항공주가 오늘 천장까지 치솟을 것이기 때문에 계속 보유했어야 했다"고 놀리기도 했다. 실제 아메리카·유나이티드·델타항공 등의 주가는 5~11%까지 올랐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5월 고용상황 보고서에선 일자리가 750만개 감소하고, 실업률은 19.2%에 달할 것이란 예측을 깨고 250만개가 늘었다. 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4월 기록적인 2070만개 감소에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4월 한 달간 600만개 일자리가 줄었던 요식업에서 140만개가 늘고, 건설업 46만개, 교육·보건 42만개, 소매 37만개가 각각 늘어났다. 일자리 증가에 힘입어 실업률도 14.7%에서 5월엔 13.3%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많은 시위대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도 정말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라며 "이제 사람들은 일터로 복귀하기 시작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기"라며 "여기에 멈추지 않고 계속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뉴저지 같은 가장 큰 대도시들은 (5월에) 재개를 하지 않았고 이제 막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고 하면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일자리가 늘어난 핵심 요인은 일시해고됐던 사람들이 일터로 복귀한 때문"이라며 "5월 말까지 중소·자영업자의 79%가 영업을 재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경제재개 덕분이자 대통령의 방역정책이 성공한 덕분"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중간 준비된 메모를 읽으며 "인종과 피부색, 성별과 종교와 관계없이 평등한 사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 뒤 갑자기 "오늘은 플로이드에게 좋은 날"이라고 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지금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우리나라에 위대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길 바란다"며 "오늘은 그에게 좋은 날이고, 모두에게 좋은 날이며, 오늘은 평등의 측면에서 모두에 좋은 날"이라고 하면서다.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을 왜 내놓지 않느냐는 질문엔 "지금 이 나라에서 인종 관계와 미 흑인 사회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를 갖는 것이 나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 회복을 흑인 불평등 대책으로 제시한 셈이다. 그는 더 나은 경제가 어떻게 플로이드를 보호할 수가 있느냐는 추가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