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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실의에 빠졌을 때 음식으로부터 받은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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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에밀리 넌 / 이리나 / 마음산책 / 1만5000원


음식의 위로 / 에밀리 넌 / 이리나 / 마음산책 / 1만5000원

‘뉴요커’의 편집자였던 음식 칼럼니스트인 저자 에밀리 넌은 인생에서 실의에 빠졌을 때 자신이 어떻게 음식으로부터 구원을 받았는지 명랑하면서도 다정한 필치로 그려내 보인다.

직장에서 해고된 후 약혼자의 집에서 ‘전업주부’로 살게 된 저자는 오빠가 갑작스럽게 죽은 데다 약혼자와도 헤어지게 돼 거의 무일푼으로 살던 집을 나와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다. 술김에 자신의 비통하고 불안정한 신세를 한탄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그는 다음날 그 글에 수많은 위로의 댓글이 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란 동시에 새로운 희망을 엿보게 된다.

그리고 몇몇 친구들이 조언한 대로 ‘위로 음식’투어, 즉 요리를 만들며 레시피를 모으고 삶을 되돌아보는 일을 하기로 계획한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의 유전자는 겹친 불행이 가져다준 기회를 놓치려고 하지 않았다. 관계를 맺는 데 서툴고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끊임없이 반추해야 했던 재활의 과정과 불안한 가정 분위기, 힘겨웠던 유년시절은 그를 종종 다시 실의에 빠지게 했다.

저자는 그럼에도 특유의 명랑한 태도로 쉽게 절망하는 대신 지치지 않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 나간다. 그리하여 달갑지 않은 진실이라 할지라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극복의 과정에 음식과 요리가 함께한다.

저자는 “믿음이 없을 때조차 음식은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고 놀라움을 안겨주며 우리를 달라지게 하고 강하게 만들어준다”며 “좋아하는 음식을 열린 마음으로 나눠 먹으라. 그러면 똑같은 선물로 되돌아오는 경험을 할 것”이라고 권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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