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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머스크의 저격 "독점 아마존은 분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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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을 분할할 때가 됐다. 독점은 나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공격했다. 이어 베이조스를 지목해 "이건 제정신이 아니다(insane)"고 썼다. 예전에도 트위터 등을 통해 설전이 오갔던 '앙숙' 관계인 두 사람 사이에서 머스크가 먼저 포문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가 베이조스와 그의 왕국인 아마존을 비판한 것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5일 "한 작가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온라인 책 판매처에서 자신의 책이 판매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였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책의 저자는 뉴욕타임스 전직 기자인 알렉스 베런슨이다. 그는 트윗을 써서 자신이 쓴 책 '코로나19와 록다운(lockdowns)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진실들'이 아마존 검열 때문에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책은 코로나19가 보건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치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강력한 록다운 조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머스크 역시 테슬라 공장 문을 닫으라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록다운 조치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책 내용에 일부 문제가 있다면서도 책이 유통되지 않는 건 실수라는 의견을 냈다. 아마존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책은 공식적인 근거에 따라 건강 문제를 저술해야 한다"며 "베런슨이 쓴 책은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아마존 대변인은 "실수로 판매가 막혔고, 지금은 판매되고 있다"고 WSJ를 통해 전했다.

이날 머스크의 베이조스 공격에는 우주개발 분야 경쟁 관계 역시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사람은 우주개발 분야 양대 민간업체인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을 각각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은 우주개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통해 궁극적으로 화성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지만 베이조스는 달에 가는 게 목표라는 방침이다. 지난해 5월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달 착륙선 '블루문'을 공개하자 머스크는 이에 딴지를 거는 트윗을 올렸고, 베이조스도 이에 지지 않고 조롱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

이보다 한 달 전에는 아마존이 위성 3000개를 쏘아 올리겠다는 사업 계획을 밝히자 머스크가 베이조스를 거론하며 "따라쟁이"라고 조롱했다.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사뭇 다른 관계를 맺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스페이스X가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리는 현장을 직접 참관하는 등 머스크와 우호적인 관계다. 트럼프 역시 강력한 록다운에 회의적이다. 반면 베이조스는 트럼프와 앙숙이다. 트럼프는 베이조스가 소유한 정통 언론사 워싱턴포스트를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이날 친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폭스뉴스도 아마존 공격에 가담했다. 폭스뉴스는 "베런슨의 책이 아마존을 후려쳤다"면서 "온라인 서적 검열이 문제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아마존이 책 판매를 허용한 것은 "머스크 같은 사람들이 아마존에 대해 뻔뻔한 검열 행위라고 하면서 돕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 스톡옵션 7억7500만달러(약 9600억원)를 행사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를 제외하고도 39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베이조스의 재산은 1430억달러(약 180조원)로 평가된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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