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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망종(芒種), 청보리밭에서 부르는 콧노래 [정동길 옆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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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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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급한 코스모스 한송이가 청보리 군락안에 홀로 피어 있다. /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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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청보리밭 사잇길을 걷다보면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수확을 앞둔 청보리가 바람을 타고 넘실대는 경기도 파주의 율곡습지공원은 푸르름 물결 그 자체입니다. 청보리가 익어가는 가운데 성질급한 코스모스가 먼저 꽃을 피웠습니다. 외롭게 핀 한 송이였지만 청보리밭에서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청보리 그림에 포인트가 되어준 나홀로 코스모스가 꽤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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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게 익은 청보리가 불어오는 바람에 넘실데고 있다./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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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芒種)’입니다. 조상들은 음력 5월 망종이 되면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보리가 쓰러지기 전에 베어내고, 그 자리에 다시 모를 심었습니다. 농민들에게는 가장 바쁜 농번기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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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밭 사잇길을 걸으며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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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청보리밭 가족나들이는 즐겁습니다./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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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습지공원의 청보리밭 군데군데에 들꽃이 피어나고, 그 틈을 놓칠새라 나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청보리밭 아래쪽에는 뱀도드러 출몰한다고 합니다. 청정지역이란 이야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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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밭 중간에 피어난 꽃들에 나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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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습지공원은 버려져 있던 습지를 주민자치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개발한 생태공원입니다. 봄이면 유채꽃이 피고, 중간에 보리가 익으면 황금보리를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피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재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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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씨를 뿌렸던 유채꽃이 지각생처럼 이제서야 꽃을 피웠습니다. 정신없는 유채꽃에 나비가 날아 듭니다./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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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종(芒種)은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좋은 기운이 들어오고 액운을 떨치는 날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요즘 ‘빨래널기 좋은 날’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하늘은 청명하고 바람은 시원합니다. 2020년도 이제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청보리밭 사잇길을 걸으며 남은 반 년을 새롭게 계획할 활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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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밭 주변에 피어난 장미의 붉은색이 청색과 극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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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종(芒種)에 대한 또 하나의 이야기!

현충일이 6월 6일인 이유는 24절기 중 9번째 절기인 망종(芒種)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고려 현종 때에는 망종에 장병들의 뼈를 집으로 보내 제사를 치르게 하는 풍습이 있었고, 조선시대 때는 6월 6일에 병사들의 유해를 매장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에게 예를 갖추는 일도 망종에 진행되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56년 4월 19일, 6·25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국군을 비롯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선열의 넋을 기리기 위해 현충일이 제정되었습니다. 현충일이 6월 6일이 된 것도 당시 망종이 6월 6일이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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