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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마실 것의 세계 [Weekend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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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것으로 넘치는 세계. 인류가 존재했던 순간부터 사람들은 늘 마실 것들을 찾아 목말라 했다. 인류가 농업혁명을 겪으며 땅에 정착하고 식문화가 발달하면서 음료의 문화도 덩달아 발전했다.

발효의 과정을 거쳐 사람들의 목을 즐겁게 해줬던 차와 술은 때론 사회와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파이낸셜뉴스

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신정현/나무발전소


■중국 변방의 차는 어떻게 최고의 차가 되었나

"인생은 한 잔의 차와 같아서 잠깐은 쓰지만 영원히 쓰지는 않다." 차의 고향이자 세계 차 생산량의 36%에 달하는 제1의 차 생산국인 중국에는 수백가지의 차가 생산된다. 그 중에서도 보이차는 비교적 최근에 관심을 받은 차다. 보이차가 역사의 무대에 오른 건 청나라 때인데 황제가 직접 시를 써서 보이차를 언급했던 기록이 있다. 북경에서는 황제와 귀족들의 총애를 받았고, 티베트인의 육체적 고통을 해결해주는 음료로 각광받으면서 산업적 발전도 이뤘다. 다른 많은 차들과 달리 보이차의 경우 오래 되어도 마실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래될수록 가격이 올라간다는 독특한 특징 때문이었다. 보이차를 '마시는 골동품'이라고 생각하거나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과거 운남의 서민들이 마시던 보이차는 현대 최고의 차가 되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그 때문에 위조품이 등장하면서 시장은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저자는 운남에서 시작된 보이차가 어떻게 중국차의 인기 아이템이 되었는지 역사적 과정을 살피며 보이차가 중국차의 최전선에 서게 된 이유를 차근차근 짚어낸다.

파이낸셜뉴스

와인 인문학 산책/장홍/글항아리


■한 잔의 와인 속에 담긴 무수한 이야기

"와인 한 잔에는 맥주 한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프랑스 속담처럼 와인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신석기 초기 트랜스코카서스 지역에 거주하던 동굴인들이 처음 마시기 시작한 때부터 현재까지 와인은 전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에 20년 넘게 체류하며 유럽 전역의 3000곳이 넘는 와이너리를 탐방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와인에 얽힌 역사·신화·문화·경제 등 와인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와인을 마실 때 도움이 될 만한 실용적 정보도 소개한다. 저자는 "와인 문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위하여 문화'와 비교할 때, 거의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함께하지만 각자 알아서 마시며, 위계가 중요시되는 것과 다르게 수평적 소통이 가능하고, 소속감과 동질성보다 개인의 개성이 중시되는 것이 와인 문화"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저자에게 와인은 "기쁨의 나눔이고, 나눔의 기쁨"이다. 저자에게 누군가와 나눠 마시지 않는 와인은 진정한 의미로서의 와인이 아니다. 저자는 "와인은 누군가와 함께 마실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알코올 음료"라고 단언한다.

파이낸셜뉴스

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조승원/싱긋


■'술꾼의 술' 버번 위스키 탐구하기

'술꾼의 술'이라 불리는 버번 위스키. 미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를 대표하는 버번은 '전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규제받는 생산품'이라고 할 만큼 규정이 엄격하고 까다롭다. 전세계 증류주 중에서 이토록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제조방식을 정해놓은 건 없다. 우선 버번의 주재료는 옥수수로 전체 곡물의 51% 이상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최종 증류하는 알코올 도수가 80% 미만이어야 하고 오크통에서 숙성을 마친 뒤 병에 담을 때 알코올 도수는 40% 이상이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도수 조절을 위해 물을 섞는 것 외에는 어떤 조미료나 색소도 넣지 않는다. 오크통은 반드시 까맣게 태운 새 오크통을 써야 하고, 숙성을 마친 오크통은 재활용하지 않는다. 이 책은 버번 위스키에 대한 정의부터 역사, 제조법, 시음법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다룬다. 저자는 짐 빔, 버팔로 트레이스, 잭 다니엘 등 17곳의 증류소를 탐방한 기록을 이 책에 남겼다. 자연이 준 최고의 여건 아래 더 맛있는 버번을 만들기 위한 장인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을 읽고 난 후 오크통에 빠졌다 나온 것처럼 버번을 찾고 싶어질 것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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