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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반도 운명 바꾼 '대전리 산성', 경기도 문화재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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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20만 대군과 맞선 '매초성 전투' 무대 / 용인 석성산 봉수터도 함께 지정 문화재 예고

신라가 당나라 20만 대군과 맞선 ‘매초성 전투’의 무대인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산성’이 도 지정 문화재로 예고됐다. 학계에선 이곳을 나당전쟁(羅唐戰爭) 중인 675년(문무왕 15년) 신라가 고구려 유민과 손잡고 당나라 군대를 섬멸시킨 무대로 보고 있다. 신라는 이 전투에서 승리하며 옛 고구려·백제 영토를 노리고 남하한 당나라를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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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의 ‘매초성 전투’ 무대로 알려진 경기 연천군 대전리 산성. 경기도 제공


◆ 나당전쟁 7년간 가장 치열한 전투…한반도 운명 바꿔

4일 경기도는 대전리 산성과 용인 석성산 봉수터 2건을 도 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대전리 산성은 연천군 대전리의 군사적 요충지에 자리한 삼국시대 산성이다. 서울·경기지역 산성 가운데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변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높이 138m의 성재산에 위치하며 마을 전체가 산성의 형태를 띤다. 역사학자들은 이곳을 한반도의 운명을 바꾼 곳으로 평가한다. 신라는 668년 당나라와 연합해 고구려를 쓰러뜨리고 삼국을 통일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자신을 돕던 당나라와 맞붙었다. 당나라가 옛 고구려·백제의 영토를 노리며 한반도를 두고 경쟁에 나선 때문이다.

매초성 전투는 신라가 당나라와 벌인 7년 전쟁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꼽힌다. 당시 세계 최고 군사력을 지닌 당나라의 20만 대군과 고구려의 옛 땅에서 전면전을 벌였다. 매초성에 머물며 당나라군을 교란했던 신라군과 고구려 유민들은 결국 전투에서 승리했다.

이 같은 기록은 삼국사기에 그대로 남았고, 학자들은 지금의 연천과 양주 사이의 대전리 산성을 매초성 전투의 무대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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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석성산 봉수터 발굴 현장. 경기도 제공


◆ 삼국시대∼조선시대 산성 형태 보전…조선시대 석성산 봉수터도 문화재 예고

대전리 산성은 연천과 양주 사이 추가령 구조곡에 의해 형성된 긴 회랑지대(통과 가능한 길고 좁은 지대)로, 지리학적으로도 중요성이 높은 곳이다.

한편 도는 대전리 산성 외에 용인 석성산 봉수터도 함께 지정 문화재로 예고했다. 석성산 정상에 위치한 봉수터는 조선 전기 시대 봉수 유적이다. 서울 남산(목멱산)∼성남 천림산∼용인 석성산으로 이어지는 주요 봉수로에 위치해 역사적, 지정학적 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석성산 봉수터는 암반 봉우리에 평탄지를 조성해 방호벽을 축조하고 봉화를 올리거나 연기를 피워 신호를 보냈던 시설이다. 아궁이·굴뚝인 연조 5기와 창고, 구들 등이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대전리 산성과 용인 석성산 봉수터 지정은 한 달간 예고를 거쳐 도 문화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정식 도 문화유산과장은 “이번에 지정 예고된 문화유산은 삼국통일 전쟁의 치열한 역사 현장과 희소성 있는 봉수 유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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