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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일본 대사관 소녀상 앞 정의기억연대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충돌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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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논란을 제기했던 이용수 할머니(92)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던 수요시위가 정치의 격전지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일본 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열린 제1442차 수요시위는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이미 보수단체와 정의연을 지지하는 사람들간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었다.
자유단체,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들은 정의연이 집회를 신고한 소녀상과 차량 한 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도로를 두고 정의연 지지자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각자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중계를 하던 보수단체 회원과 정의연 지지자들은 서로 욕설을 하다가 경미하게 몸을 부딪히기도 했다.
수요시위 시작 30분 전 취재진이 몰려들기 시작하니 충돌은 더 거세졌다. 보수단체 측에서는 승합차에 부착된 대형 스피커를 이용해 "윤미향은 (위안부) 할머니들 앵벌이 그만 시켜라. 나쁜 XX" 등 욕설을 포함한 자극적인 말을 지속했다.
정의연 지지자들은 부부젤라(축구 응원 나팔)로 대응했다. 보수단체의 스피커에서 말이 나올 때마다 부부젤라를 일제히 불어 소리를 묻히려는 시도였다. 정의연 관계자가 "부부젤라로 보수단체의 공격을 자극하지 말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 진보 성향의 유튜버는 "이용수 할머니는 돈이 필요한 사람"이라며 "그 할머니의 말을 믿지 말라"고 취재진에게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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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견제도 여전…자유연대 오는 24일과 내달 1일 소녀상 앞 장소 '우선순위'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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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가 '정의연 폐쇄, 위안부 앵벌이 stop' 등 구호를 외치며 손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0.06.03. yes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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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 자체를 방해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자유연대가 오는 24일과 내달 1일 수요시위가 열리던 소녀상 앞 자리에 먼저 집회 신고를 하면서 정의연의 수요시위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됐다.
정의연과 이 단체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의혹이 이어지자 보수단체가 직접적으로 견제에 들어간 것이다.
관할서인 종로경찰서는 두 시위 모두 최대한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유연대가 선순위 집회신고이지만 정의연과 집회 일시 장소가 중첩될 경우 집시법에 따라 장소분할 등을 통해 마찰을 방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소녀상 앞 주변에서 장소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대로라면 자유연대가 이달 24일과 내달 1일에는 소녀상 앞에서 정의연 해체 촉구 시위를 벌이고 정의연이 현재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서머셋호텔 앞에서 수요시위를 진행해야 한다.
[서울=뉴시스]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7일 대구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이 행사는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후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린 수요시위였다. (사진=오마이뉴스 제공) 2020.05.28.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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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상이 격화되자 전문가들은 보수단체의 수요시위 방해도 하나의 여론인 것을 인정하고 소녀상 앞 시위를 고집하지 않는 유연한 태도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 교수는 "보수단체의 시위도 하나의 여론 표시다. 반드시 소녀상 앞 시위를 30년 역사를 지키겠다며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이런 '강대강' 국면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운동은 유지하되 유연한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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