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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KB금융의 글로벌 행보, 윤종규의 이유 있는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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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KB금융은 현재 독자적으로 수립한 연간 글로벌 영업 전략에 따라 글로벌 확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미국 스티펠 파이낸셜과 전략적 제휴에 조인하면서 기념촬영에 임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과 론 크루셰프스키 스티펠 파이낸셜 회장(오른쪽). 사진=KB금융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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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주요 금융그룹들이 어려워진 영업 여건 타개를 위해 글로벌 영업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그룹이 남다른 글로벌 영업 기조를 펴고 있다. 안팎의 다른 사업자와 협업을 꾀하기보다 독자적 영업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것이 윤종규 회장의 ‘마이 웨이’ 기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현재 독자적으로 수립한 연간 글로벌 영업 전략에 따라 글로벌 확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 간 최초로 글로벌 업무에 대한 제휴를 맺은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글로벌 사업에서 손을 잡은 것은 한국계 금융회사가 해외 시장에서 확장 경쟁을 펼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한 소모적 경쟁이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두 그룹은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 기회를 발굴·추진하고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해 공동 대응하며 신규 해외시장 공동 진출·공동 투자·해외 네트워크 공동 조성은 물론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 교류·협력 등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반면 KB금융은 국내 다른 금융회사와의 협업을 배제하고 독자적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KB금융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방식이 다른 금융그룹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KB금융의 글로벌 확장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진 방법은 해외 금융회사와의 적극적 제휴와 우량 현지 금융회사의 지분 인수다.

초기부터 해외 현지에서 별도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인 사업을 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 정책적·문화적 노력이 소요된다. 더구나 규제가 많은 금융업의 특성상 현지 금융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은 난관의 연속이다.

따라서 이미 진출 희망 지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회사와 손을 잡아 빠른 시간 내에 시장 확장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 KB금융의 전략이다.

KB금융은 그동안 제휴와 기업 지분 인수를 통해 꾸준히 해외 사업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왔다. 지난해에는 선진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투자은행인 스티펠 파이낸셜과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고 기업투자금융, 자산관리, 자산운용 등 여러 부문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선진국 시장 확장에 제휴 전략을 활용했다면 아시아 등 핵심 확장 지역에서는 현지 우량 금융회사 인수나 합작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여신금융회사인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지분 80%를 인수했고 올해 초에는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 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전량 인수에 성공하면서 신남방 지역 금융 시장 확장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전에도 라오스에서는 현지 여신금융회사와 합작 리스사를 설립하기도 했고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은행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KB금융의 이같은 해외 진출 전략은 검증된 시장을 노리겠다는 윤종규 회장의 뜻과도 연결된다. 확실한 글로벌 성과가 필요한 윤 회장 입장에서는 위험 가능성이 큰 전략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틀을 잡은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 점을 감안해 백지상태에서 현지 법인을 세우기보다는 기존 기업 인수에 주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글로벌 전략은 금융회사 간 인수 합병이 잦은 현지 시장의 성격을 면밀히 파악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며 “현지 금융 시장에 특화된 성과를 단기간에 내기에는 적합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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