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中, 미국산 농산물 ‘중단→구매→일부 취소’···역시 핵심은 ‘홍콩’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WSJ, 中 콩 및 돼지고기 2만톤 수입취소

구매중단은 허위라는 보도 뒤집는 내용

‘전면취소’인지 ‘일부 취소’인지도 중요

트럼프, 지금은 대중 문제 여력 적지만

선거 5달밖에 안 남아 다시 주력할 가능성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관련 전망이 오락가락합니다. 중국이 미국산 콩과 돼지고기 구매를 중단한다는 보도에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와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데 3일(현지시간) 또다시 중국이 일부 농산물 구매를 취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는데요.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WSJ은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국영기업이 23척 규모의 콩을 포함해 일부 농산물 선적을 취소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일부 가축 사료와 옥수수, 돼지고기, 면화 등의 선적 시점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중국 선사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또 중국의 수입업자들이 약 10일치 분량의 미국산 돼지고기 1만5,000톤~2만톤 선적을 취소했다고도 하는데요. 농산물 관련 소식이 계속 오락가락하는 셈입니다.

발단은 지난 1일 블룸버그통신이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는 중국이 최대 곡물 회사인 중량그룹(COFCO)과 중국비축양곡관리공사(Sinograin) 같은 국영회사에 대두를 포함한 일부 농산물 구매를 중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미중 무역합의가 깨질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죠.

하지만 반나절 만에 로이터통신이 중국 국영기업이 최소 3척 분량, 18만톤의 콩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하면서 잠잠해졌습니다. 관변 매체인 환구시보가 나서 “이 보도는 가짜”라고 했을 정도죠. 그런데 다시 WSJ이 불을 붙인 셈입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전면 취소인지 일부인지가 중요합니다. 이날 WSJ은 일부(Some)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전면 중단이면 미중 무역합의의 종결이지만 일부라면 큰 틀에서의 무역합의는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무역합의 약속은 유효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속된 말로 미국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것이죠. 물론 미국 정부는 화가 나겠죠.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미국산 콩과 돼지의 수입 중단하기로 했다는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미중 경제무역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한 바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답변이 모호한데요. 큰 틀에서 무역합의를 지키겠다는 뜻은 읽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기사에 시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해당 기사가 옛날 버전의 지시사항이나 내용을 알고 있는 관계자들로부터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당초 중단지시가 있었지만 보도시점을 전후로 최고위층이 방침을 바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이런 일은 종종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죠.

미중 갈등은 당분간 격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소식이 이어질 겁니다. 단순히 무역합의 뿐만 아니라 미 대선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의 발언, 중국 정부의 행동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정확한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동안 미국 시위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신경 쓸 시간이 없겠지만 조만간 중국 문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거(11월3일)가 딱 5달 남았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