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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춰 새로운 초등교원 양성체계 갖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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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성 서울교대 총장 인터뷰

동아일보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총장 집무실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초등 교육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임 총장 뒤로 ‘꼼꼼히 멀리 보겠다’는 의미로 비치한 현미경과 망원경이 보인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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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찾아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임채성 총장(56)의 집무실에는 현미경과 망원경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임 총장이 생물교육을 전공했기에 현미경이 놓인 이유는 짐작이 갔다. 그런데 교대 총장실에 천체 관측용 망원경이 있는 것은 의외였다. 그는 “세상을 볼 때 맨눈으로 바라보는 것 외에 현미경처럼 세밀하게도 보고 망원경처럼 멀리도 보겠다는 뜻”이라며 “학교 운영도 그렇게 꼼꼼히 따질 것은 따지고 멀리 볼 것은 멀리 보면서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지난해 11월 서울교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첫 새 학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오히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돌이켜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원격교육 활성화와 초등 교원 임용 감소 등 적지 않은 과제와 마주한 임 총장을 인터뷰했다.

―전국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격수업은 일반 대면수업과 무엇이 달라야 하나.

“교육은 상호작용이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작용이 중요하다. 원격수업은 그게 제한적이다. 그렇기에 거기에 맞는 새로운 교수법이 필요하다. 11일 열리는 전국 교대 총장 모임인 교원양성대학총장협의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초등 교원 양성체계 구축 방안을 올해의 정책연구 주제로 내세울 계획이다.”

―원격수업이 더 효과적인 과목이 있을까.

“전통적인 교육에서 중시하는 교과 지식이나 기술 등 이른바 ‘하드 스킬’은 원격수업으로도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가르치기도 쉽고, 평가하기도 간단하다. 하지만 협업이나 커뮤니케이션 등 이른바 ‘소프트 스킬’은 원격으로 가르치기 어렵다. 이런 부분은 대면으로 교육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 이들을 병행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이번 학기를 마치면 길이 보일 것이다. 원격수업을 한 학기 진행해 보면 교사들의 애로사항, 학생 및 학부모의 문제점이 파악된다. 원격수업이 더 효과적이었던 부분은 살리고, 꼭 대면수업이 필요한 부분은 더욱 심층적으로 가르치는 쪽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교사의 역할은 그에 맞춰 변화할 것이다.”

―교사 중에서도 초등학교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중고교 교사와 초등학교 교사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중등 교사가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사람이라면, 초등 교사는 고유한 전문성에 더해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는 ‘포괄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국어 영어 수학에 과학, 사회, 음악, 미술 등 모든 과목을 연계해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포괄해서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시될 것이다.”

―초등 교사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다.


“동의한다. 1991년 초등 교사 임용시험 제도가 생기면서 교사 선발에서 지필고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우리가 볼 때 인성도 좋고 협업을 잘해 훌륭한 교사의 자질을 갖춘 학생이 임용시험에서 떨어져 교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학 입시의 수시전형처럼 교대가 4년 동안 관찰한 결과가 반영되면 좋겠다. 각 지역 교대가 초등 교사 신규 채용 정원의 10∼15%를 지역 교육청에 추천해 선발하는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정식으로 제안할 생각이다.”

―교사 인원을 줄이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교대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교사를 줄이자는 논의에서 배제된 것이 학생과 학부모의 생각이다. 교사 수를 줄이자는 논리는 간단하다. 취학 연령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단순한 경제 논리일 뿐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 지금 초등학교 한 학급의 학생 수가 25∼30명인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인원이 많다’는 응답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교육은 교사 한 명이 여러 학생을 가르치는 ‘1 대 다수 표층교육’에서 ‘1 대 소수 심층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 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

―서울교대 총장으로서 목표가 궁금하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역량을 키우겠다. 우리 대학의 목표를 ‘초등 교사 양성’이라는 협소한 의미에서 벗어나 교육과 관련된 법, 행정, 언론, 출판 등 다양한 분야의 ‘초등교육 전문가’를 키우는 데 두겠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교육 등 창의융합형 교과를 늘려 학생들의 배움 선택 폭을 늘리겠다. 총장 임기 동안 ‘AI 교육 연구개발센터’도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
○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 프로필
―1964년생
― 서울대 사범대 생물교육과, 동 대학원 과학교육과 석·박사
―1994∼2005년 부산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 2005년∼ 현재 서울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 2017∼2019년 서울교대 부총장 겸 교육전문대학원장
― 2019년∼ 현재 서울교대 총장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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