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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이해찬 “3차 추경 속도가 중요” 김종인 “내용 보고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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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이 대표 찾아 취임 인사

“4년 전엔 내가 여기 앉아있었는데…”

88년엔 관악을 후보로 총선 대결

중앙일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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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엔 내가 여기 앉아있었는데 새로운 데니 기분이 좀 이상하다.”

3일 취임 인사차 이해찬(68)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은 김종인(80)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비대위원회 대표 자격으로 민주당의 20대 총선을 이끌었다. 당시 친노의 좌장이던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에 반발해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었다.

이날 둘 다 환하게 웃었다. 이어진 문답은 하지만 헌정 사상 유일한 비례대표로만 5선(김 위원장)과 지역구 7선(이 대표), 도합 12선의 정치 고수답게 남달랐다.

▶이 대표=“아휴, 어려운 일 맡았다.”

▶김 위원장=“팔자가 그렇게 되나 보다.”

▶이 대표=“정당 문화와 국회를 혁신하는 좋은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

▶김 위원장=“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조할 생각인데, 중요한 게 개원 문제다. 7선으로 가장 관록이 많은 이 대표가 과거의 경험으로 빨리 정상적인 개원을 할 수 있게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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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던 김종인 민주정의당 후보, 권태오 신민주공화당 후보, 이해찬 평민당 후보(왼쪽부터). 당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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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과거의 경험’ ‘정상’이란 단어를 통해 민주당의 단독 개원에 반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제 경험으론 20대 국회와 다른 모습을 21대 국회가 보여줘야 정치가 신뢰받는다”며 “(국회법에) 5일에 원래 하게 돼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을 지켜가면서 협의할 건 해 나가면 제가 볼 땐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5일 개원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5분가량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 이 대표가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답했다고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1981년 11대, 이 대표는 88년 13대 국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둘의 정치 항로가 두 번 크게 충돌하는데 한 번은 2016년 총선 당시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 대표는 같은 해 9월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32년 전인 88년 총선에선 같은 지역구(서울 관악을)에서 맞붙었다. 평민당 후보였던 이 대표가 민정당 후보이자 비례대표 재선인 김 위원장을 꺾으며 첫 배지를 달았다. 김 위원장은 이후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통합당 초선의원 공부 모임에서 보수 대신 ‘실질적 자유’를 근본 가치로 제시했다. 이후 기자들에게 “배고픈 사람이 길을 가다가 빵집을 지나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보고 먹고 싶은데 돈이 없기 때문에 먹을 수가 없다”며 “그럼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는가. 그 가능성을 높여줘야지 물질적 자유라는 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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