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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홍콩 보안법 통과

캐리 람 베이징行… 中 ‘홍콩보안법’ 제정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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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정부, 野 반대 원천봉쇄 등 논란 사전 차단 / 람 “홍콩, 美 위협 두려워하지 않아 / 보안법, 홍콩 어려움 극복에 도움 ” / 中, 초안 통과뒤 람 1주만에 호출 / 홍콩내 논란 경계… 집회 등도 불허 / 민주진영, 집회 불허 불복종 운동 / 野의원 시내 곳곳서 촛불 켜기로 / 존슨 英총리 “中, 보안법 강행땐 / 홍콩인 250만명에 시민권 부여”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3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본격 심의를 앞두고 의견 전달을 위해서다. 홍콩 정부는 야당 의원들에게 홍콩보안법 관련 질의를 원천봉쇄하는 등 논란 사전 차단에 나섰다. 중국 중앙정부가 법안을 속전속결로 밀어불일 태세다.

세계일보

캐리 람 행정장관 “홍콩보안법 지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5월 26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람 장관은 이날 중국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가 추진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면서 홍콩 시민들이 홍콩 보안법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는 이날 람 장관을 불러 홍콩보안법 관련한 홍콩정부 의견을 청취했다.

테레사 청 법무장관, 존 리 보안장관 등 사법, 치안 책임자들의 수행을 받으며 베이징에 도착한 람 장관은 공산당 지도부와 만나 법안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

람 장관은 전날 가진 중국 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은 미국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홍콩보안법은 홍콩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 정부가 홍콩보안법 초안을 통과시킨 지 일주일 만에 다시 람 장관을 직접 호출함에 따라 법 제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보안법을 이번 달 말 회의에서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공개된 전인대 상무위원회 공작보고 전문에서도 “홍콩보안법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부분이 새롭게 추가됐다. 전인대 홍콩 대표인 예궈첸(葉國謙)은 “이르면 이번 달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보안법을 제정한 후 홍콩기본법 삽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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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조슈아 웡 데모시토당 비서장이 3일(현지시간) 홍콩 의회인 입법회 앞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저지에 유럽 지도자들이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콩 AFP=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법안 제정에 속도를 높이면서도 홍콩 내에서 관련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1997년 주권 반환 이후 처음 입법사안에 대해 야당 의원 질의를 사전 금지하는 한편, 4일 예정된 6·4 톈안먼 시위 기념 추도집회도 불허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胡志偉) 주석은 최근 앤드루 렁(梁君彦) 입법회 의장에게 중앙 정부의 홍콩보안법 추진과 관련 홍콩 정부 입장을 묻는 질의 내용을 고지했지만 답변을 거부당했다. 렁 의장은 모든 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국방, 외교 등은 중국 중앙정부 소관이다. 홍콩보안법은 홍콩 정부의 일이 아니다”며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미리 고지된 입법회 의원의 질의 자체가 금지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민주진영은 6·4 톈안먼 시위 추도집회 불허에 대해 4일 저녁 8시 일제히 촛불을 켜기로 하는 등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시위 주최 측인 홍콩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연합회는 온라인 추모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또 홍콩 야당 의원들도 시내 곳곳에 100여개 부스를 설치하고 촛불을 전달하며 이 운동에 동참을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홍콩 정부의 집회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정됐던 빅토리아 공원에서의 집회를 주장하고 있어서 집회가 강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영국 이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민법을 개정하면 (홍콩인들이) 영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며 “홍콩에서 약 35만명이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소지하고 있고, 추가로 250만명이 이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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