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1분기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정유사들 실적이 2분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이 조금씩 해제되면서 석유 제품 판매량도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1분기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6월 석유 제품 수요가 살아난다면 소폭 흑자 전환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정유 업계가 2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국제유가 상승이다. 올해 1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4달러에 달했지만 3월 33달러, 4월 20달러로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은 재고 관련 손실을 크게 입었다. 정유사가 산유국에서 원유를 선적해 제품으로 생산하기까지는 약 1개월이 소요된다. 이 기간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 가격보다 싼값에 석유 제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다. 이를 '래깅효과'라고 하는데 정유사들은 래깅효과와 재고평가손실을 합쳐 재고 관련 손실로 표현한다. 1분기 정유 4사의 총 적자 규모인 4조3000억원 중 약 3조원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이었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와 함께 지난달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정유사들은 재고 관련 '이익'을 보고 있다. 특히 4월 중순에 도입한 저가 원유가 5월 중순 이후 판매되면서 정유사들 적자폭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6월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해준다면 재고 관련 이익이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며 "3조원에 달하는 재고 관련 손실이 사라져 1분기만큼 큰 폭의 실적 악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제품 수요 또한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국내 석유 제품 소비량은 항공유를 제외하고 전년 동기 대비 90%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사용하는 미국과 중국도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이 조금씩 해제되면서 석유 제품 소비량이 증가 추세로 접어들었다.
실적 회복 기대감 속에서 정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안은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석유 제품 소비 하락이다. 미국에서 석유 제품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60~70%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요가 완전히 되살아나지 않은 만큼 정유사들의 손익 지표인 정제마진(휘발유,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은 3월 셋째 주부터 5월 넷째 주까지 11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하면 석유 제품 수요가 늘지 않으면서 실적 악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