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손님 달랑 한 팀, 눈물 삼키며 방역수칙 지켜요" …영업자제 첫날 문연 포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홍대 인근 노래방·헌팅포차 대부분 문닫아 썰렁

"맛집도 거리두기 뒷전인데 우리만 방역 강화한들 무슨 소용"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내 고위험사업장을 대상으로 운영 자제 권고 조치가 내려진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거리가 한산하다. 2020.06.02©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내 고위험사업장을 대상으로 운영자제 권고조치가 내려진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일대는 노래방과 헌팅포차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아 썰렁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영업 중인 업주들은 정부의 운영자제 권고를 불가피하게 여기면서도, 텅빈 테이블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이날 오후 6시 이후부터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노래방 등 고위험군 시설에 해당하는 모든 사업장이 운영자제 권고조치를 받았다. 이들 시설은 운영이 불가피할 경우 소독과 사람간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방문자 명단작성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그나마 문을 연 곳도 손님이 절반 이상 차 있는 곳을 보기 어려웠다.

이날 밤 11시쯤 찾은 한 헌팅포차에는 90여개 테이블 중 단 1곳에만 손님이 있었다.이 헌팅포차는 건물 입구부터 '마스크 미착용시 입장 불가'라는 안내문구를 여럿 붙여놓고, 영업장 입구에서 방문자 명부와 체온을 기록하도록 준비해놨지만 손님이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점주 A씨는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기 위해 90여개 테이블 중에 40개 정도만 운영하고 있는데 워낙에 손님이 없어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라고 울상을 지었다.

인근에 있는 노래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홍대 인근에서 22년째 노래방을 운영 중인 사장 B씨는 지난 이틀 동안 손님을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카운터에 있는 방문자 명부에도 6월 이후로는 적힌 기록이 없었다.

업주들은 없는 돈을 쪼개 방역기를 마련해 놓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쓰면서도, 손님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수칙까지 지켜야 하는 이중고를 호소했다.

홍대에서 노래방 점주로 일하는 신모씨(26)는 "방역지침을 잘 지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청에서 CCTV까지 가져가는 상황인데 어떻게 안 지키겠냐"고 반문했다.

다만 신씨는 "손님이 왔다간 방을 소독하고 말리려면 30분은 소요돼 그 동안에는 손님이 와도 받을 수 없다"며 "소독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형룸은 부담이 커 아예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방역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결혼식과 교회, 일반음식점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고위험시설에만 유독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헌팅포차 점주 A씨는 "우리는 방역수칙을 지킨다고 테이블 절반을 정리하고 방역기도 2개를 사놨다"면서도 "일반 맛집만 가도 웨이팅한다며 '거리두기'가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헌팅포차에서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면 한숨을 쉬었다.

이어 A씨는 "최근에는 일반음식점, 결혼식장에서도 코로나가 발생하고 있는데, 고위험시설만 운영자제를 권고하지 말고 모든 위험시설에 대해 한꺼번에 조치를 취하는 게 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wh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