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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찰 쏜 고무총에 美기자 실명···트럼프는 "역겨운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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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목이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추모 열기에서 시작된 미국의 시위 현장에서 취재하는 언론인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언론인보호위원회(CJP)은 언론인을 향한 공격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입장까지 냈다.



1.생방송 도중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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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속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가 주 방위군에 체포당하는 장면. CNN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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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CNN의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는 생방송 도중 경찰에 체포됐다.

히메네즈 기자는 경찰에게 자신의 기자증까지 보여주며 "원한다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경찰은 히메네즈의 두 손을 뒤로 돌려 플라스틱 수갑을 채우고 구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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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속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가 주 방위군에 체포당한 뒤 땅에 놓인 카메라가 계속 현장을 담고 있다. CNN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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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왜 체포하는 것이냐"고 수차례 질문했지만 대답해주는 경찰도 없었다.

현장과 연결한 스튜디오에 있던 앵커는 당황한 목소리로 "여러분은 지금 CNN 소속 히메네즈 기자가 주 방위군에 체포되는 장면을 보고 있다"고 중계했다. 이 과정은 CNN 아침 방송에 그대로 송출됐다.



2. 통행금지령 어겨 체포



지난달 30일 밤에는 로이터 통신 촬영팀이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대를 촬영하던 중 야간 통행금지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체포된 카메라 기자들은 "경찰이 촬영 중인 기자들에게 고무총을 겨눴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수도 워싱턴 DC 백악관 근처에서 촬영 중이던 영국 BBC 카메라 기자도 경찰에게 체포하겠다는 위협을 당했다. 이들은 “경찰이 야간통행 금지 시간이 되기도 전에 경고나 위협 없이 바로 공격해왔다”고 주장했다.

BBC 미국 지사장 폴 다나하르에 따르면 당시 해당 카메라 기자는 언론사 소속임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차림이었다.



3. 고무총 공격당해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의 라디오 뉴스 채널 KPCC의 리포터인 아돌포 구즈만-로페즈는 고무총에 맞은 자신의 목 사진을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는 시위 현장 인근에서 전화 인터뷰를 하던 도중 경찰에게 고무총으로 공격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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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라디오 리포터 아돌포 구즈만-로페즈는 고무총에 맞았다며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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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린다 티라도는 미니애폴리스 시위 현장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다 경찰이 쏜 고무총에 맞아 왼쪽 눈이 영구 실명 상태가 됐다.

티라도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아무래도 얼굴에 고무 총알을 맞을 것 같다"며 "하지만 왼쪽 눈은 내 '사진용 눈'이 아니라서 내 커리어가 끝난 건 아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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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현장에서 취재 중 경찰의 고무총에 맞아 왼쪽 눈을 실명한 프리랜서 기자 린다 티라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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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후추 스프레이에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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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뉴스 마이클 앤써니 아담스의 동료인 로베르토 다자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 납작 엎드려 기자증을 보여줬지만 경찰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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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언론자유추적가(US Press Freedom Tracker)는 지난 사흘간 100건 넘는 "언론 자유 침해" 사례가 적발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중 90개 사건은 폭력이 동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변변치 않은 주류 언론이 증오와 무정부주의를 조장하기 위해 그들의 권한 범위 내에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인을 두고 "역겨운 어젠다를 가진 진짜로 나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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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의 시위 현황. 조지 플로이드의 추모 열기로 시작된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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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미 언론의 자유를 위한 기자협회'는 “시위를 취재하는 전국의 언론인들이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며 “이는 비난 받을 일이며, 동시에 미국 수정 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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