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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美中악화·폭력시위 확산에도 뉴욕증시 질주…"시장 과열" Vs"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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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시위-美中갈등 양대 리스크에 "질주 멈출 것" 관측 빗나가

5월 제조업 PMI 반등…"투자자들, 경제 재개 신호에 초점 맞춰"

과열 아닌가 우려도…CNN '공포&탐욕' 지수, 58로 탐욕 가리켜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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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새로운 리스크들이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be on a tear) 뉴욕증시를 시험하고 있다.”(CNN비즈니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 속에서도, 지난 3월 말 바닥을 찍은 후 40% 가까이 랠리하고 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가 1일(현지시간) 새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인 경찰의 강압행위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데 따른 유혈 폭력시위 여파와 미·중 간 갈등 속에 1단계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이 뉴욕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는 양대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악재보다 미국의 ‘경제 정상화’ 호재에 더 주목한 때문이다. 증시가 ‘과도한’ 낙관론에 기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봉쇄 재개+합의 파기 가능성에도 ‘질주’

폭력시위는 이제 막 경제 재가동에 들어간 미 경제를 뒤흔들 최대 복병이다. 코로나19발(發) 락다운(봉쇄 조치)에서 막 벗어난 미국의 상점들이 문을 다시 걸어 잠그고 있다.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대형체인 타킷·월마트·홀푸드 등은 폭력시위대의 약탈 대상이 됐다. 이미 수많은 매장을 폐쇄하거나 매장 시간을 조정 중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 전역의 40개 도시가 통금령을 발동했고, 50개주 중 26개 주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68년 마틴 루터 킹 암살 사건 이후 가장 많은 도시에서 통금령이 내려졌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세퍼슨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도시 폐쇄가 이어지면 이제 겨우 활동을 재개한 기업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미 대선이 채 6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번 사태가 대선국면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미국 사회는 더 큰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법질서 확립을 전면에 내세우며 ‘총격 진압’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백인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고자 특유의 분열적 행보에 나선 셈이다.

반면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시위현장을 직접 찾아 흑인 부자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을 연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상반된 두 사람의 행보를 두고 향후 과격한 대선전의 ‘시그널’로 보는 해석이 많다. 미 CNN방송은 “지금 이 나라는 1960년대 후반 디트로이트·시카고 등을 뒤흔든 폭동 이후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사회 불안에 직면해 있다”며 “더 많은 사회적 분열을 낳을 수 있는 대선이 올해 말에 임박했다는 점은 더욱 불안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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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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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갈등도 언제든 증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사안 중 하나다. 이날 중국이 대두·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은 의미심장하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는 지난 1월 체결된 1단계 무역합의의 핵심으로, 이 같은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맞는다면 ‘합의 파기’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내셔널 증권의 수석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미·중 간 긴장, 시위 혼란 등은 시장이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이라며 “현주소에서 시장이 잠시 멈추고 철수하는 것을 보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선은 ‘경제 정상화’에 고정…과열 양상도

이 와중에도, 뉴욕증시는 6월 첫 거래일인 이날 상승마감하는 등 질주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91.91포인트(0.36%)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42포인트(0.38%)와 62.18포인트(0.66%) 뛰었다.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그 어떤 위험보다, 경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1로, 11년 만에 최저치였던 4월 41.5 대비 상승했다. 각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PMI는 실물경제 예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플랜트 모런 프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수석 투자책임자인 짐 베어드는 “경제가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다는 조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연구원인 마크 해켓은 “증시는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했지만, 괄목할만한 지지력을 보여줬다”며 “투자자들은 경제 재개의 긍정적 신호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일각에선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비즈니스가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58을 기록, 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탐욕 쪽을 가리켰다. 통상 55를 넘으면 탐욕으로, 45 이하는 공포로, 45~55 사이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지난 3월12일 최저치인 2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여전히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다. 지난 5월 14~28일 진행된 CNBC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협의회 설문 조사(41명) 결과를 보면, 거의 절반(48.8%)이 코로나19가 올해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다른 39 %는 ‘매우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10명 중 9명은 올해 회사가 코로나19발(發)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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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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