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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정부지원 업은 中 맹추격…`韓 독주`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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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빅3 잭팟 ◆

국내 조선사들이 카타르발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따냈지만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특히 막강한 정부 지원을 받아 LNG 운반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대로 가다가는 양국 간 격차가 크게 줄어 한국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러시아 '아틱(Arctic)2 프로젝트'에서 중국 후둥중화조선의 LNG 운반선 수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아틱2 프로젝트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와 함께 올 하반기 LNG 운반선 시장 '대어'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중국 후둥중화조선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5척가량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후둥중화조선이 일부 물량을 수주할 것이 유력시된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독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러한 결과는)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LNG 운반선 시장은 국내 조선사가 90%가량을 점유하며 사실상 독점해왔다. 2004년부터 4년간 카타르발 LNG 운반선 53척을 싹쓸이 수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입지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LNG 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는 후둥중화조선은 업계 예상을 깨고 카타르의 1차 발주 물량 16척을 가져가는 등 최근 잇달아 수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건조 기술력은 한국에 뒤처지지만 선박금융 등 정책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 조선사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선박의 경우 선가의 60%에 대해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건조 비용의 80%까지 지원한다. 중국 수출입은행은 중국 내 건조 비중이 50%가 넘는 프로젝트에 대해 선수금 대출을 해주고 중국 내 건조 비중이 15% 이상이면 연지급 방식의 대출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막강한 구매력도 배경으로 꼽힌다. 가스전을 개발해 LNG를 팔아야 하는 발주처 입장에서는 최대 고객인 중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은 전 세계 최대 LNG 수요국인 데다 해외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 참여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자원 구매와 자원 개발 참여를 적극적으로 자국 조선사 수주와 연결 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후둥중화조선이 그동안 수차례 기술 문제를 드러낸 점을 감안하면 정부 지원 없이 지금과 같은 성과를 올렸다는 게 설명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금융 지원과 함께 이러한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송광섭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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