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문수석 목사가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예배 회복의 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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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 최대 연합 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화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공 들인 현장 예배 복귀 캠페인이 흥행에 실패하며 가뜩이나 상심이 큰 상황에서 정말 교회 소모임발(發)로 코로나19 감염이 속출하는 통에 기어코 교회가 욕을 먹게 생겼기 때문이다.
한교총은 2일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대표회장 공동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한 작은 모임들이 방역에 온 힘을 다하는 정부ㆍ국민과 예배 회복을 바라는 한국 교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국 교회가 그 어떤 시설보다 철저한 방역에 온 힘을 다했지만 최근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소규모 모임발’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산하며 깊은 우려와 상처를 주고 있다”면서다.
성명에서 이 단체는 “모든 교회는 질병관리본부 요청대로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거리 두기 등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며 “특히 지하실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작은 모임은 자제하고, 친밀한 사람들 간에도 기본적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고난과 함께해왔던 한국 교회 전통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인내와 지혜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소속 교단이 30곳인 한교총은 6만여 전체 교회의 90%인 5만4,000곳가량이 가입한 교계 최대 규모 연합 단체다. 코로나19 위기 국면 들어 줄곧 교계 입장을 대변해 온 한교총이 내부를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 건 의외다.
이렇게 한교총이 단속 수위를 높인 건 이러다가는 예전 현장 예배 참여율 복원이 요원해질 거라는 위기감에서다. 한교총은 지난달 31일을 ‘예배 회복의 날’로 정하고 전국 소속 교회를 대상으로 교인들의 현장 예배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국내 최대 교회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상당수 교회가 종전처럼 입장 제한과 온라인 예배 방식을 유지했다. 스스로 교회에 나온 교인 수도 별로 늘지 않았다는 게 교회들의 전언이다.
전날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5월에만 종교 행사와 모임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 수는 74명에 이른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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