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활동을 재개했다. 백인 경찰관에 의해 흑인이 사망을 계기로 해커들이 미국 경찰 서버 등을 공격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개시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는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미국 경제가 저지른 수많은 범죄를 폭로하겠다며 나타났다. 이들은 경찰청이나 유엔 기구의 홈페이지를 공격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어나니머스는 그동안 특정 웹사이트를 장악하거나 다운시키는 것과 같은 해킹을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드러냈다. 이들은 영화인 '브이 포 벤데타'의 소재가 됐던 가이 포스크의 가면을 상징으로 이용한다. 포스크는 가톨릭 탄압에 항의해 1605년 영국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다 처형당한 인물이다. 해커들은 포크스의 가면을 저항의 상징처럼 사용해왔다.
미국 내 곳곳에서 플로이드의 무고한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어나니머스 역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30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 웹사이트가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에 다운된 것 역시 어나니머스의 소행으로 여겨진다.
당시 공격 전날 어나니머스는 플로이드 사망 책임자를 응징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공격 과정에서 해킹된 것으로 알려진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 등도 유통되고 있다.
미 정부 기관뿐 아니라 유엔 기관을 대상으로 한 공격도 이어졌다. 유인시민사회준비(iCSO) 홈페이지의 경우 '조지 플로이드여 편히 잠드소서(Rest in Power, George Floyd)'라는 문구가 뜨기도 했다. 현재도 이 사이트는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채 경찰 무전기에 음악이 흘러나오게 하거나 통신이 방해되는 것처럼 보이는 게시물도 트위터 등에 오르고 있다.
과거에도 어나니머스는 인종 문제 등과 관련해 적극적은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2014년 무장을 하지 않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의 총에 사망한 이른바 '퍼거슨 사태' 당시에도 어나이머스는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들은 시위대가 피해를 보게 되면 도시를 보복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어나니머스는 백인 우월주의자 집단 큐 클럭스 클랜(KKK)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이들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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