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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美흑인시장의 일갈 "트럼프, 입 닥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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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그는 그냥 말을 멈춰야 한다(He should just stop talking). 사람이 조용히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진 가운데 흑인 여성인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50)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논리정연한 과학적 지식으로 대중에게 신뢰를 얻은 것처럼, 혼란스러운 시위 정국에서 할 말은 하는 보텀스 시장의 카리스마가 주목받고 있다. CNN은 "(보텀스 시장의) 열정적인 호소가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며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화제의 발언은 보텀스 시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하는 도중 나왔다.

그는 이날 "대통령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언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고 부르고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가 시작할 것"이라며 쏟아낸 '협박성' 발언이 되레 시위대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보텀스 시장은 "사람이 조용히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나는 그가 조용히 해주길 바란다"면서 "그가 침묵할 수 없다면, 백악관에 제발 사리분별이 가능하고 양심이 있는 누군가가 그를 프롬프터 앞에 앉혀놓고 그것을 그대로 읽기를 기도하라. 왜냐하면 그가 모든 걸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직 판사 출신에 시의원을 거친 보텀스 시장은 기자회견 때마다 연일 인상 깊은 발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위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지난달 29일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데 대해 "내가 알던 애틀랜타가 아니다. 이것은 항의도 아니고 마틴 루서 킹의 정신도 아니다"며 "이것은 혼돈"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미국에서 네 명의 흑인 자녀를 둔 엄마다. 플로이드의 죽음을 봤을 때, 나는 여느 엄마가 받았을 상처를 느꼈다"며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대선 경선의 유일한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그를 지목하기도 한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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