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4월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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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지난해 7월 라임 부실 의혹이 불거진 후 ‘친노(친노무현)’ 열린우리당 출신 관계자를 통해 여당 의원을 소개받아 도움을 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정·관계 로비 의혹 등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1일 수사기관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 김 전 회장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 이모 대표 등은 지난해 7월 24일 전 열린우리당 출신 A씨를 통해 국회 정무위 소속 여당 B의원을 소개받아 만났다. ‘라임 펀드 돌려막기 의혹’이 처음 보도되고 이틀 뒤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A씨에게 “라임 부실 의혹이 보도되며 기업 투자와 같은 게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고, 이에 A씨는 “그렇다면 B의원이 전문가니 한번 찾아가 보라”며 소개해줬다. B의원은 과거 증권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금융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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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 “‘억울하다’ 얘기만 들어, 로비 없었다”
지난해 10월 여의도에서 열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필 당시 부사장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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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를 통해 B의원을 만난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경쟁사들이 라임에 대해 안 좋은, 가짜 정보들을 퍼뜨리고 다닌다”며 “(돌려막기 의혹) 기사가 잘못 나가서 억울하다. 라임 통해 투자받으려는 기업들도 큰 손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의원은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국회 사무실에서 만난 기억은 난다”며 “왜곡된 사실관계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정무위의 기본 업무라고 생각해 이야기를 들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고 이후에는 연락도 없었기에 실제로 뭔가를 해 준 것은 없다”며 “이 전 부사장은 당시 소개받았던 게 기억 나는데 김 전 회장이나 이 대표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사 기관에 따르면 A씨는 김 전 회장에게 B의원뿐만 아니라 총선 출마 후보자와 다른 여당 국회의원 등 자신과 친분이 있는 정관계 인사들을 소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김 전 회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로비를 받거나 부탁을 들어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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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스타모빌리티 도와달라’ 요청도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스타모빌리티 건물 전경. 연합뉴스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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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슷한 시기에 김 전 회장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도 라임 구명 관련 로비를 시도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7월 28일 김 전 회장과 동업했던 스타모빌리티 이 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던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찾아가 “라임으로부터 전환사채(CB) 투자금을 받아야 하는데 라임 부실 의혹이 불거져 어려워졌다”며 도움을 청한 것으로 전해했다.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으로부터 CB 대금 200여억원을 지난해 7월 23일 추가로 받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부실 의혹이 불거지며 투자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18일 스타모빌리티 대표이사가 됐으니,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위해 만나자고 한 것일 뿐”이라며 “이후 그가 ‘내 업무 소관이 아니라서 도와줄 수 없다’고 했고, 그렇게 끝났다”고 말했다. 금품이나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도 관련 내용을 묻고자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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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연·정진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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