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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K방역 마스크산업]“中 배터리업체까지 마스크 생산…3, 4월만 12조원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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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수출규제…생산량 60% 공적마스크 공급· 수출도 10% 한정

헤럴드경제

중국 안휘성의 한 업체에서 생산된 수출용 마스크제품. [업계 제공]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 ‘마스크대란’이 전국을 덮쳤다. 정부는 3월부터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 수출을 규제했다. 이와 함께 공적마스크 판매제를 실시, 주간 인당 2매(3매로 완화)로 구매량을 제한하는 등 방역물자로서 마스크자원 관리를 강화했다. 이후 마스크 생산은 크게 늘었고, 보건용 마스크 제조·생산 기업 수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40개에서 두달만에 140개로 급증했다. 팬데믹 이후 월 6000만개 수준이던 마스크 소비량은 5월 들어 4800만장으로 대폭 줄었다. 현재 국내 공급량은 8500만장을 웃돌고 있지만 수출 규제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은 마스크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3, 4월 중국이 수출한 마스크는 총 278억장. 전체 수출액 중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6%인 12조원에 달한다. 이제 관리가능한 수준에서 수출규제를 풀고, 해외에서 호평받는 ‘K방역’의 한 축으로서 마스크산업 육성이 절실해졌다. 마스크산업 현황과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①수요는 주는데 공급량은 급증

②마스크로 돈버는 중국

③품질의 ‘K마스크’로 공략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을 공황상태로 몰아넣은 지난 3, 4월. 중국은 이 기간 마스크 278억장을 수출했다. 액수로는 12조3000억원에 달했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조기종식을 선언한 뒤 진단키트와 보건용 마스크 수출을 장려하고 있다. 감염병을 기회로 활용, 전략 수출품목을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중국 내 굴지의 기업들조차 마스크 시장에 진출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자동차를 생산하는 비야디(BYD)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마스크 제조라인을 갖추고 하루 2000만개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와 발전업체 샹하이뎬치도 10대 이상의 마스크 제조라인을 갖추는 등 업종을 불문하고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최대 마스크 생산·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3월과 4월 수출한 마스크의 수는 278억장(712억위안·102억달러)으로, 전 세계 마스크 수출량 1위였다. 전체 수출액 중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로, 단일품목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수출량에 비해 품질과 평판은 좋지 못한 상황. 지난 4월 캐나다 보건당국은 중국에서 수입한 KN95 마스크 100만여개의 품질이 연방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이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 60만개를 전량 리콜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품질 미달을 이유로 60개가 넘는 중국산 마스크의 수입 승인을 취소했다. 홍콩의 한 언론은 “공장 내에 먼지가 가득하고 종업원이 마스크나 장갑조차 끼지 않은 채 방역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의료물품 기업의 위생관리 수준은 엉망”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 마스크산업에 엄청난 기회를 주고 있다.

마스크업체 에버그린 측은 “홍보를 안 해도 전 세계가 한국산 마스크를 알 정도“라며 “자국 제품을 못 믿는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도 물건을 달라고 한다. 미국 월마트는 연간 계약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 보건용 마스크는 수출규제에 묶여 있다.수출은 원칙적으론 금지돼 있다. 업체들이 생산한 마스크를 공적 판매처에 의무적으로 공급하는 비율이 현행 80%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선 이를 60%로 낮추고, 마스크의 수출도 생산량의 10%에 한정해 허용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방역용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산 진단키트에 이어 방역용 마스크도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업계의 요청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마스크가 세계적으로 팔리는 이유는 대안이 없는 탓이다. 시장은 선점이 중요한 만큼 천금같은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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