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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회계사회장 선거] 최종만 "형만 잘살면 시끌…중소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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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영리법인·지자체 감사로 중소 회계법인 물꼬 터줄 것"

"무기징역 받은 강도…못잡은 경찰도 무기징역? 과하지 않나"

[편집자주]오는 6월17일 선출되는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회계사 2만2000여명을 대변하며 감사인 독립성 강화, 회계투명성 제고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회계개혁의 선봉에 서겠다며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낸 ①채이배 전 의원(기호순) ②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③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④김영식 삼일회계법인 CEO ⑤황인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를 만나 출마의 변을 들어봤다.

뉴스1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신한회계법인 분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0.05.29.©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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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 집안에서 큰 형은 잘 사는데, 아우들이 못살면 집안이 시끄러워진다" 최종만(63) 신한회계법인 대표는 이른바 신(新)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회계업계 안에서 벌어지는 대형-중견·중소 회계법인 간 갈등을 이처럼 빗댔다. 최 대표는 "회계감사 부담이 커져 기업들의 반발이 강해질 수 있다. 회계업계가 똘똘 뭉쳐도 힘든 상황에서 집안 싸움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신한회계법인 분사무소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신 외부감사법으로 대형 회계법인들의 상황은 어느 정도 좋아졌는데, 중소 회계법인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대형 회계법인 출신 후보는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 후보들 중에서는 내가 그래도 스펙트럼이 가장 넓기 때문에 대형-중견·중소 회계법인의 중간에서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과거 빅4 중 하나인 삼일회계법인에 몸 담았었고 중견회계법인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특히 1999년부터 한공회에서 이사, 감사, 선출직 부회장을 역임하며 빅4부터 중견·중소 회계법인까지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동국대와 연세대에서는 겸임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쳐,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도 강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최 대표는 특히 중견·중소 회계법인의 발전을 위해 Δ주권상장법인 감사인 등록기준 중 감사품질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평가기준 현실화 Δ획일화된 표준감사시간을 업종 특성에 따라 세분화 Δ법인설립 요건 완화를 통한 회원들의 상생발전 토대 구축 Δ감사반, 중소법인 회원의 업무영역에 대한 한공회 차원의 연구·지원 기능 강화 등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학교법인, 비영리법인, 지자체 관련 감사수요가 늘고 있다. 이쪽 업무로 중소 회계법인들의 물꼬를 터줄 것"이라면서 "지방 회계사들은 세무사들과의 영역다툼도 있는데, 감사품질과 관계 없다면 회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회계사 10명 이상이라는 현재의 회계법인 설립 요건도 완화해야 하지 않겠느냐. 세무법인은 이 같은 설립요건이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대형-중견·중소 회계법인의 간극을 좁히려는 이유 중에는 회계개혁의 마침표를 무사히 찍기 위한 것도 있다. 그는 "회계개혁의 큰 틀은 다 돼서, 이제 이를 정착시키는 일만 남았다. 문제는 일각에서 벌써부터 다시 신 외부감사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에 맞서 신 외부감사법에 대한 회계업계의 수호 의지가 강해야 하는데, 내부 싸움이 있으면 외부와의 전쟁에서 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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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신한회계법인 분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0.05.29.©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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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 제척기간, 과징금 등의 과도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담당 회계사는 8년이 안 돼 다른 곳으로 가버려서,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감사조서만 보고 방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손해배상 제척기간 8년은 너무 길다"며 "과징금 규정은 최대 감사보수의 5배로 돼 있다. 강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이 못잡았다고 치자. 강도가 나중에 잡혀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고, 경찰도 무기징역을 받으라는 것이다. 너무 과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논란과 관련해서는 비영리 공공부문에 대한 한공회 차원의 회계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회계사들이 수익은 포기하더라도 사회 기여 차원에서 기부단체들에 대한 회계감사를 한다면 회계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좋아질 것"이라면서 "공익을 위해 회계감사에 나섰는데 그로 인해 손해배상을 해야 될 경우 해당 회계사에게 부담을 지우지 말고, 한공회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사 선발 인원은 장기적인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회계감사 업무와 AI(인공지능)의 접목, 신 외부감사법 시행 경과, 주 52시간 근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활동 위축 여부 등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계사 선발 인원을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그는 "2~3년 내 회계사 인적자원에 대한 수요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며 "당장 급하다고 많이 뽑으면 안 된다. 여러 변수를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또 AI와 빅데이터, ICT(정보통신기술) 등이 회계감사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회계사 기능의 40~60%는 자동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회계업계에서는 현재 IT 인력이 굉장히 귀하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산학이 장기적으로 대응하되, 안 되면 한공회 차원에서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했다.

Δ1957년 강원도 강릉 Δ대광고 Δ연세대 경영학 학사·석사 Δ동국대 경영학 박사 Δ삼일회계법인·한국산업은행 근무 Δ중견회계법인협의회 회장 Δ동국대 경상대학 겸임교수, 연세대 경영대학 겸임교수Δ한공회 이사, 감사, 선출직 부회장 Δ신한회계법인 대표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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