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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회계사회장 선거] 정민근 "회계사 과잉책임 덜어야 지속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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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과 익명 라이브채팅…회계사 800~1000명만 선발해야"

"공인회계사회장은 상근 풀타임, 회계개혁 안정적 끌고가야"

[편집자주]오는 6월17일 선출되는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회계사 2만2000여명을 대변하며 감사인 독립성 강화, 회계투명성 제고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회계개혁의 선봉에 서겠다며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낸 ①채이배 전 의원(기호순) ②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③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④김영식 삼일회계법인 CEO ⑤황인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를 만나 출마의 변을 들어봤다.

뉴스1

정민근 딜로이트 안진 부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딜로이트 안진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5.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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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분식회계에 따른 감사실패가 있다면 분식회계에 책임의 80~90%를 묻고, 감사실패에 10~20%를 물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분식결산에 대한 책임은 덜 묻고, 감사에 대한 책임을 80~90%로 묻는다. 책임의 비례성에도,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안 맞는다." 정민근(64) 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은 이런 환경에서는 젊은 공인회계사들이 회계업계를 떠날 수밖에 없다며 회계사들에게 부과되는 과잉책임, 과잉규제, 과잉징계를 덜어내 회계산업이 지속가능하게 하겠다고 했다. 슬로건을 '회계사, 지키겠습니다'로 정한 이유다.

정 부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안진회계법인 본사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회계감사에 대한 책임과 규제는 선진국 수준을 능가한다. 유례 없는 정도"라며 "회계감사 이후 문제가 되면 손해배상할 수 있는 기간이 5년에서 8년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감사조서 보관기간도 8년으로 늘어나는 등 회계사에 대한 강화된 규제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최근 신입회계사를 뽑으면 회계감사 부서를 기피하는 경향까지 생겼다. 회계산업이 건전해질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정 부회장은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회계감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기간을 8년에서 5년으로 다시 줄이는 법률 개정이 우선 추진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그는 "회계감사의 경우 실질적으로 물건을 주고 받은 것도 아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8년 간 손해배상책임 기간을 둔다는 것은 상사법상 채권 소멸시효(5년)와 비교할 때 공정성이 떨어진다"며 "회계산업이 미래지식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과잉규제를 해소해 건전한 회계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회계업계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풀기 위해 우선 회계사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감독당국 등과 협의해 그 뜻을 관철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동안 감독당국이 규제를 만들면 한공회는 따지지 못했다. 이제는 회계업계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한공회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회원들의 권익을 중시할 것이다. 한공회부터 바꾸겠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회계사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이 경감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약 4년 간 한공회 부회장 겸 미래전략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과 중견·중소 회계법인까지 아우르는 스펙트럼 속에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미래전략위원장으로서 중견·중소 회계법인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지원하는 업무를 했던 게 빅4 소속으로서 중견·중소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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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근 딜로이트 안진 부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딜로이트 안진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5.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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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현재 회계법인 관련 각종 규제가 빅4에 맞춰져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빅4가 아닌 곳의 지배구조는 어떻게 돼있는지, 회계품질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한 후 이를 기준으로 회계품질과 관련 없는 감사인 등록 기준은 완화돼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중견·중소 회계법인의 불만도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연장선상에서 중소기업용 감사기준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공인회계사회장이 해야 할 일은 회계개혁의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라 회계개혁이 계속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봤다. 또 "회계감사 대상은 상장·비상장 등 영리부문, 비영리 공공부문, 정부회계 등 크게 세 부문이 있다. 그런데 이제 영리부문의 회계개혁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논란도 있었지만, 감사공영제와 자발적 회계 봉사에 대한 한공회·정부의 경제적 지원이 대안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지자체 회계를 업그레이드하면 비로소 1차 회계개혁이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공인회계사회장이 되면 청년·여성 회계사 등 회원들과 익명 라이브 채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솔하게 소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안진회계법인에서는 CEO와 익명 라이브채팅을 한다. 참여율이 높고 처우개선부터 상사에 대한 불만까지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비전업 회계사와 경력단절 여성 회계사 등의 복귀를 감안해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이 한해 800~1000명 수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항간에는 공인회계사회장이 명예직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안타깝다. 공인회계사회장은 명예직으로, 겸직해서 파트타임으로 할 직책이 아니다. 공인회계사회장은 상근직 풀타임으로 해서 회계개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한공회 사무실부터 찾겠다고 했다. "선거가 있으면 한공회 경영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회무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이밖에도 Δ감사보수 정상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Δ회계법인 설립요건 완화 및 소형회계법인에 한해 1인 사무소(지점) 허용 검토 Δ한공회 회무 효율화, 2020 예산 재편성 등 예산 집행 투명성 확보 Δ지방공인회계사회 위상 제고 Δ휴업 회원의 원활한 전업 복귀에 필요한 회계·세무자료 개발·지원 등을 공약으로 정했다.

Δ1956년 경남 창원 Δ마산고 Δ부산대 경영학과 Δ중앙대 대학원 회계학과(경영학 박사) Δ안진회계법인 감사본부장, 인재본부장, 공공부문대표, 법인운영위원, 부회장 Δ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 Δ대한체육회 감사 Δ한국토지주택공사 비상임이사 겸 감사위원장 Δ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위원 Δ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Δ증권선물위원회 회계제도심의위원 Δ학교법인 중앙대 이사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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