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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카카오택시 독주 막아라, SKT와 우버 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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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플랫폼 택시사업 공동추진

중앙일보

SK텔레콤의 택시호출 서비스 티맵 택시(위쪽 사진)와 해외의 우버 서비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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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SKT)과 세계 최대 차량호출 업체인 우버가 한국에서 플랫폼 택시(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택시 운송업)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달 29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올해 초부터 한국에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택시 기반의 차량호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 벤처(JV) 설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지분 구조 등 세부사항은 아직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

우버는 2013년 한국 진출 이후 대표 비즈니스 모델인 차량 호출 사업을 했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포기했다. 지난해부터 택시 사업자와 함께 앱 기반의 ‘우버 택시’ 호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카카오T(카카오 택시)에 비해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SK텔레콤 역시 2015년부터 택시호출 서비스인 ‘티맵 택시’를 운영 중이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과 가입자 수를 늘렸지만, 카카오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SK텔레콤은 SK그룹의 이동통신·주유소 등 고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버의 차량호출·모빌리티 노하우를 결합하면 카카오 모빌리티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먹거리로 SK그룹이 모빌리티 사업에 높은 관심을 가져왔고, ‘동남아의 우버’ 그랩에 투자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협업하면서 신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SKT는 그랩·고젝처럼 모빌리티와 배송·상거래 등을 아우르는 ‘슈퍼 앱(앱 하나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키워나간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플랫폼 택시 외에도 렌터카나 배송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할 전망이다.

지난해 AJ렌터카를 인수해 렌터카 업계 2위로 뛰어오른 SK네트웍스도 모빌리티 분야의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SKT-우버 진영에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 등이 포함되면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모빌리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SKT와는 협의는 우버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 우버는 67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선 우버가 그랩에 동남아 사업을 매각한 것처럼 한국 사업을 SKT에 단계적으로 넘기고 철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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