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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유료방송 합산규제 족쇄 풀렸지만…웃지 못하는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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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유료방송시장이 케이블 인수합병(M&A) 2라운드를 열었다. 통신3사가 현대HCN 인수전에 총출동한 가운데 딜라이브와 CMB의 매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가운데 유료방송시장 1위 KT는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간 KT의 M&A 족쇄였던 합산규제가 여전히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합산규제 자체는 사라졌지만 국회의 사후규제 논의가 남았기 때문. 이제 기지개를 펴는 21대 국회에서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29일 통신방송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예비입찰은 본입찰 전 참여자를 미리 파악하는 단계지만, KT의 경우 오래 전부터 케이블 인수를 검토해온 만큼 실제 의지를 기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일단 합산규제가 일몰됐기 때문에 당장 M&A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법적으로 KT가 M&A를 추진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면서 '다만 사후규제와 관련해 21대 국회에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합산점유율을 전체의 3분의1로 제한하는 제도로, 2015년 3년 기한 조건으로 시행됐다가 2018년 6월27일 일몰됐다. 이후 합산규제 연장 여부를 두고 여야 공방이 계속됐으나 사후규제를 마련하자는 의견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조차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두 부처가 간신히 합의를 거쳐 국회에 사후대책안을 제출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남아 있다. 결국 합산규제 일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회 상임위의 후속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상태다. 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열리더라도 법안심사는 11월께나 시작된다. 연내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러한 상황 탓에 KT의 셈범은 복잡해 보인다. KT는 지난 2018~2019년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던 당시에도 이와 같은 합산규제 불확실성으로 크게 애를 먹었다. 이번에도 국회의 사후규제 법안심사가 진행되는 시기에 또 다른 M&A를 추진하려면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유료방송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라는 지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재 KT는 인터넷TV(IPTV) 사업으로만 800만 가입자를 확보했고, 위성방송과 함께 시장 점유율 31.52%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2개의 유료방송 플랫폼을 가진 것만으로도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추가 플랫폼 확보에 나설 경우 상당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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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이번 현대HCN 인수전에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주체로 참여한 것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 개별 사업자가 공공성을 띤 위성방송을 이용해 M&A를 추진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수차례 있었기 때문. KT는 이러한 이유로 과거 딜라이브 인수를 중단하면서 '위성방송으로 케이블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내놓은 사후규제안에도 '위성방송의 공공성,공익성 강화'가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위성매체의 특성을 고려한 지역 난시청 해소' '통일을 대비한 방송서비스 제공 계획' 등이 재허가 심사항목으로 신설되며, '경영 투명성'도 위성방송의 주요 과제가 된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공공성을 띤 위성방송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면서 '위성방송을 수단 삼아 M&A를 하는 것은 공적 기능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합산규제와 별개로 유료방송 사업자가 3개 플랫폼을 모두 가지게 되면 일어날 부작용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국회는 최대한 사후규제 법안 처리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 합산규제 재도입을 논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다만 지역채널이나 개별SO 보호 문제, 여러 가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은 있어야 한다'면서 '이미 국회에서 법안 준비를 마쳤고 21대가 시작되면 가급적 빨리 속도를 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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