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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르포] "T존은 여드름, U존은 탄력"…아모레 야심작 '맞춤형 팩'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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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기본적으로 복합성 피부는 아니고, T존과 U존 모두 유분 부족 건성이시네요."

'맞춤형 화장품' 제조에 들어가기 앞서 아모레퍼시픽의 박사급 연구원이 피부를 정밀 분석해준 결과다. 30년을 지성 피부로 알고 살았던 기자에게 이 진단은 충격이었다. 하마터면 맞춤형 마스크팩을 지성 피부에 좋은 티트리 성분만으로 채울 뻔했다.

맞춤형 화장품은 정부와 화장품 업계 주도로 올해 첫 도입된 제도다. K뷰티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업계는 맞춤형 화장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를 체험하기 위해 29일 오후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명동 '아이오페랩'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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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페랩 테일러드 마스크팩 제조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5.29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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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크림 좀 잘 발라라"...엄마 말 듣길 잘했지

"선크림 평소에 잘 바르셨나 봐요. 진피층에는 색소 침착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이 정도면 표피층까지 많이 안 나타난 거에요. 썬번(피부 화상의 일종)을 입기 쉬운 타입이셔서 앞으로도 선크림은 꼼꼼히 바르셔야 해요."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랩 3층에서는 세 종류의 기계로 피부 측정을 해주는 '피부진단룸'이 숨어 있다. 내 피부 점수는 74점. 30대 초반 나이 또래 평균을 50점으로 생각하면 중상위권에 속한다. 엄마의 잔소리를 들은 게 '신의 한 수'였다.

현 상태를 잘 들여다봐야 진정한 맞춤형 화장품 제조가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논문 작성시에도 사용 가능한 최성능 기계로 랩(LAB)을 채웠다. 피부 촬영을 통해 나타난 피부 속살은 머지않은 미래에 눈가를 중심으로 주름이 자글자글해질 것을 예고해줘 경각심을 느끼게 한다. 턱과 눈썹 중앙 부위에 포피린(여드름균)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관리를 위한 '꿀팁'이다.

아이오페랩에서는 유전자 분석을 통한 피부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유전자검사 키트'를 구매하면 택배를 통해 입안 점막을 긁어 보내고 2주 뒤 결과지를 받을 수 있다. 과거엔 유전자 검사 항목이 12개 불과했으나 현재는 26개로 늘었다. 색소침착·여드름발생·염증·튼살·각질 등이 수치화돼 정밀 상담이 가능하다.

김지혜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는 평소 피부 고민이 내가 관리를 잘못한 결과인지, DNA상 타고난 건지를 알 수 있다"며 "환경요인이 40%여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100% 발현되는 게 아니다. 한 마디로 '나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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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화장품 제조를 위해 피부 검사를 받는 과정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5.29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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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홈케어 적합...1장에 만원 가성비는 '갸웃'

40분간 피부 분석과 상담을 진행한 뒤에는 아이오페랩 2층에서 맞춤형 마스크팩과 세럼을 맞췄다. 아모레퍼시픽의 '테일러드 3D 마스크팩'은 지난해 말 글로벌 최대 규모 기술 발표 행사인 'CES 2020'에서 시연된 기술력이다. 카메라를 통해 얼굴의 면적과 굴곡을 측정하면 3D 프린팅 기계가 이에 맞춰 마스크팩을 만들어준다.

'내 얼굴 맞춤형 마스크팩'은 일반 마스크팩과 뭐가 다를까. 일단 사이즈가 알맞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맞춤형 화장품이라 부르기 섭섭하다. 맞춤형 마스크팩은 이마와 눈가, 코, 턱, 양볼 5개 부위 각각에 피부 고민에 맞는 화장품 성분을 넣을 수 있다. 자극완화·보습·화이트닝·탄력·트러블·영양 등 선택지는 총 6가지다.

마스크팩과 함께 구매 가능한 '테일러드 세럼'도 남다르다. 기성 아이오페 세럼과 달리 건조·탄력·탁한피부·자극 등 4가지 고민 중 원하는 라인을 선택하고, 워터·젤·에센스·에멀전 등 4가지 종류의 제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지가 총 16가지인 셈이다. "요즘엔 아무래도 점점 더워지니까 워터랑 젤 점성을 고르시는 고객들이 많더라구요"라고 제조관리사는 귀띔했다.

마스크팩과 세럼 선택을 끝낸 이후엔 최종 제조에 들어간다. 제조실은 투명 유리로 구성돼 있어 3D 프린팅 기술을 눈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 마스크팩 완성까지는 7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시간이 지루하다면 1층 매장 구경도 가능했다.

가격 측면은 다소 아쉬웠다. 피부 진단과 상담, 마스크팩(1장) 및 세럼(4개) 제조는 '테일러드 프로그램'으로 7만5000원 코스다. 물론 마스크팩과 세럼을 개별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프로그램 구매가 저렴하다. 하지만 저장된 피부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 마스크팩과 세럼만 구매하려면 1장에 1만원, 1개에 1만8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직은 한 번 체험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고객분들이 아이오페랩을 방문하고 있다"며 "맞춤형 화장품 대중화를 위해 앞으로도 고민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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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3D 맞춤형 마스크팩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5.29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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