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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미향 “후원금 유용 안 해”… 사퇴에 선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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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임기 시작 전날 기자회견“이용수 할머니께 신뢰 못 드려 사죄”

안성 쉼터·위안부합의 사전인지 의혹 반박, 개인계좌 활용은 사과
한국일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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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29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공개 해명했다. 안성힐링센터 거래ㆍ개인계좌 이용 논란ㆍ주택 매입금 및 자녀 유학자금 출처ㆍ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과정 사전 인지 여부 등 주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사과했고 개인 명의 후원금 모금 등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인정했다. 의원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지난 30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1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시점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7일 1차 기자회견을 연 지 22일 만이다.

윤 당선자의 모두 발언은 사과로 시작됐다. 그는 “가해국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도 못 받고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영령에 조의를 표한다”며 “정대협의 30년을 믿고 맡겨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친 점에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30년의 수많은 사실을 재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아 입장 표명을 기다리게 해드린 점도 죄송하다”고 했다.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지 11일 만에 기자회견에 나선 데 대한 사과였다. 실수와 오류라 하더라도 반성할 여지가 크다는 취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 당선자는 각종 유용ㆍ횡령ㆍ특혜 논란은 일축했다. 그는 가장 논란이 됐던 ‘각종 모금액을 피해자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미 정의연이 모금액 영수증을 공개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정의연은 생존자 복지를 포함한 다방면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하며 이 모두가 할머니들의 명예ㆍ인권 회복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왜 성금을 전부 할머니에게 지원하지 않느냐는 일부 비난은 운동의 지향을 살피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안성힐링센터 고가 매입 및 헐값 매각 의혹도 반박했다. 그는 “9억원에 매물로 나온 주택을 당시 (오히려) ‘좋은 일 한다’면서 깎아 7억5,000만원에 샀다”며 “이후 기부단체 측 요청으로 집을 내놨지만 오랫동안 살 사람이 없어 값이 하락해 4억2,000만원에 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모금에서 개인 계좌를 활용한 대목은 “총 9건에 걸쳐 2억8,000만원의 모금이 있었지만 금액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며 “당시 큰 문제의식이 없었지만 이제 보니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모두 공적 모금이었으며, 유용은 없었다고 못박았다. 2억3,000만원은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했고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했다고도 했다. 윤 당선자는 “이체 내역을 다 부기했고 (검찰에)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개인 주택 매매금 출처, 자녀의 미국 유학자금, 남편 신문사 지원, 류경식당 탈북자 만남 등을 둘러싼 일부 의혹은 “전혀 맞지 않다”며 기존 해명과 같은 취지로 답했다.

2015년 한일 합의 내용을 사전 인지했다거나, 피해자들의 위로금 수령을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합의를 강행한 외교 당국자들이 잘못된 합의의 책임을 정대협과 저에게 전가하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윤 당선자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거듭 이어진 질문에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일본 정부의 책임 이행을 촉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며 40여분간 발표 및 각종 질의에 답한 윤 당선자는 특히 이용수 할머니 관련 질문에는 침통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다른 분도 아니고 할머니의 목소리로 제 실수와 오류가 드러나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30년 동안 위안부 운동을 같이 한) 할머니께서 배신자로 느낄 만큼 제가 신뢰를 드리지 못한 점에 사죄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 할머니가 ‘한일 미래세대의 교육’ 등을 언급하며 운동 방식의 변화를 촉구한 것에 대해 “경청할 것”이라는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회견에 촉각을 곤두세운 민주당은 ‘선(先) 사실 확인 후(後) 입장 정리’ 기조를 이어갔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회견 직후 논평에서 “윤 당선자가 국민들이 충분하다 판단하실 때까지 해명하겠다는 만큼 검찰도 신속한 수사에 노력해 달라”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반응은 싸늘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속 시원한 해명 없이 ‘오늘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묻어난 회견이었다”며 “자리 운운이 진심이라면 사퇴하고 조사를 받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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