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기간에 불거진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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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은 29일 연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모금 전달 관련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30년간의 3번의 대형 모금을 언급하고 모두 전달했다고 말하면서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정의기억연대(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성금을 걷어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단체가 아니며,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의연 측의 해명의 반복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금한 돈을 할머니한테 안쓴다. 전달하지 않는다’ 는 지적에 대하여 말씀드리겠다”면서 “정대협은 그동안 전체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을 세 차례 진행했다”며 세번의 대형 모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1992년 운동의 시작 단계에서 피해자들의 생활이 너무나 힘들어 보여 국민모금을 한 차례 진행했고, 그 모금액은 당시 신고한 피해자들에게 균등하게 250만원 씩 나눠드렸다. 두번째는 일본정부가 법적배상이 아닌 민간위로금 모금을 통한 아시아 여성평화국민기금을 조성,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한다고 할 때, 이에 할머니들과 함께 적극 반대하였고, 시민모금에 더해 한국 정부가 아시아여성국민기금에 상응하는 지원금 약 43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 2015 한일합의를 무효화하고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국민모금을 진행했고, 10억엔을 거부하는 할머니들에게 모금액 1억 원씩을 전달했다. 정의연은 이미 5월8일에 2017년 국민 모금한 1억원을 전달한 영수증과 1992년 당시 모금액을 전달한 영수증을 공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의연 후원금 유용 의혹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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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된다.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 집회가 학생들 고생시키고 푼돈만 없애고 교육도 제대로 안된다”고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2차 기자회견에서도 “(수요시위에 나온) 그 학생들꺼정 고생을 시켰다. 그 학생들 돼지(저금통) 털어 나오는 돈을 받아가지고 챙겼다”고 말했다. 농구경기 현장에서 선수들로부터 돈을 걷었던 것도 언급했다. 그는 “왜 그런줄 몰랐다. 그런가보다 했는데도 좀 부끄러웠다”면서 “어디 가든, 교회 가든, 돈을 주면,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모르고 죽 30년을 해 가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 운동 과정에서 이루어진 상시적 모금 행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는 2차 기자회견에서 “데모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라면서 기존의 집회 방식보다는 한·일 학생들에 대한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 당선인은 세 차례의 대형 모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할머니의 이같은 문제 의식엔 “이용수 할머니의 여러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윤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정대협·정의연은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에게 역사적 사실 인정, 진실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역사교과서에 기록하고 교육,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활동하고 있다”면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정대협은 생존자 복지 활동을 포함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다방면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해왔으며 이러한 활동 모두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며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지금도 매월 피해자 방문, 전화, 생활에 필요한 지원 등을 하고 있고,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지역에도 함께 지원하는 조직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할머니들에 대한 생활비 지원 등 복지사업의 경우 이미 30여년 전부터 정대협 주도의 입법운동으로 1993년‘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지원법’이 제정되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그러면서 “따라서 왜 성금을 전부 할머니에게 지원하지 않느냐는 일부의 비난은 그간의 성과와 정대협·정의연 운동의 지향을 살피지 않은 측면이 있다. 아무쪼록 30년간의 운동사를 폭넓게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정의연이 ”후원금 직접 전달만 피해자 지원은 아니다” “(우리는) 피해자들의 생활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의 해명으로 보인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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