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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1분기 결제액만 6조원 온라인 쇼핑 제국 꿈꾸는 네이버, ‘e커머스 평정’ 사실상 1위… 쌍방향 쇼핑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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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이 ‘포스트 코로나’ 사회의 한축으로 자리 잡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보통 온라인 쇼핑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는 ‘로켓배송을 전면에 내세우며 2020년 1분기 7조 매출을 달성한 쿠팡’과 ‘전통적인 e커머스 강자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사실상 e커머스 1위라는 평가와 함께, 온라인 쇼핑의 최상위 포식자로 모든 온라인 쇼핑 수요를 빨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세계에서 어떻게 왕관을 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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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네이버 결제액만 5조8000억원

네이버의 e커머스 관련 사업은 크게 ▲네이버페이(간편결제) ▲네이버쇼핑(상품검색 및 가격비교) ▲스마트스토어(오픈마켓) 등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네이버는 국내 온라인 쇼핑 결제액이 20조9249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쿠팡(17조771억원),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를 앞선 수치다.

올해는 지난해의 결제액 기록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네이버에서 결제된 금액만 이미 5조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고 결제 금액으로 코로나19가 사회를 휩쓴 3월 한 달에만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와이즈앱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네이버쇼핑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결제금액은 소비자가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네이버페이(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콘텐츠, 기타 온·오프라인 네이버페이), 광고로 결제한 금액을 모두 포함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1분기 네이버 결제 금액인 5조8000억원 중 ‘네이버페이’ 결제금액이 5조2000억원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가 늘어난 수치로,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1253만 명을 기록했다.

5조2000억원 중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결제금액은 3조5000억원(쿠팡 4조8000억원, 이베이코리아 4조2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즉 이용자들이 네이버페이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소상공인 기반의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한 거래가 압도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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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가격 비교 쉽고

쏠쏠한 적립금 혜택까지

네이버는 온라인 검색 1위의 파워를 바탕으로 한 ‘쇼핑검색’의 장점과, 적립금 혜택을 주는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결합해 급성장했다.

먼저 네이버는 상품검색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상품정보, 상품 후기, 판매자 리스트, 판매자 후기, 가격 정보 등이 클릭 몇 번에 원스톱으로 제공된다. 네이버 검색창에서 상품명만 검색하면 각각의 e커머스 결제 채널별로 상품 가격, 결제조건, 배송료 등의 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개별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일이 발품을 들이지 않더라도, 내가 사고 싶은 상품명만 검색창에 입력하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어느 업체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입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편리함 때문에 e커머스가 익숙지 않았던 50대 이상의 세대들도 ‘네이버쇼핑’을 통한 물건 구매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에 50대 이상 네이버페이 결제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페이의 포인트 적립은 꽤나 쏠쏠하다. 온라인 쇼핑을 즐겨하는 사람들은 현금처럼 곧바로 쓸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이 적립될수록 좋다. 네이버쇼핑에서 검색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1%가 적립된다. 네이버페이에 포인트를 충전해 쇼핑할 경우 1.5%가 추가로 적립된다. 게다가 마이 단골 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5만원 이상 충전해 상품을 구매하면 2% 추가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네이버페이의 포인트 적립 혜택은 충성 고객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016년 네이버와 신한카드가 손잡고 출시한 ‘네이버페이 신한카드 체크’도 전 가맹점 결제 금액의 1% 네이버페이 포인트(최대 1만 포인트)로 적립 혜택을 내세웠고, 사전 발급 신청자만 10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네이버페이 카드의 단종 소식에 8만 명이 몰리며 ‘막차’ 탑승 행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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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N’→‘스토어팜’→‘스마트스토어’로 확장된 스몰 비즈니스

네이버가 쇼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때는 2012년 오픈마켓형 서비스 ‘샵N’을 오픈하면서다. 판매자가 자신의 상점을 직접 개설하고 상품정보를 등록한 후 판매할 수 있게 했다.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오픈마켓 업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쇼핑검색 서비스 사업자인 네이버가 직접 유통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부당하다는 게 골자였다. 쇼핑 검색 결과에서 네이버 입점 업체 상품을 상위에 노출시키는 등 우대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네이버는 검색 알고리즘에 따라 검색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네이버 입점 업체를 따로 우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오픈마켓 업계에서는 “심판이 직접 선수로 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불만을 내놨다. ‘온라인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이 커지자 네이버는 2014년 샵N을 철수했다. 대신 전략을 바꿔 입점 수수료가 ‘0원’인 ‘스토어팜(현 스마트스토어)’을 출시했다.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쇼핑윈도를 내놨다. 오픈마켓 수수료를 받지 않고 광고와 검색·네이버페이 수수료만 받기로 했다. 이후 네이버는 2~3년간의 안정화 기간을 거친 뒤 2018년 스토어팜을 데이터 통계, 모바일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스토어’로 개편했다.

현재 32만 곳의 판매자가 등록돼 있는 ‘스마트스토어’는 저렴한 수수료와 무료 상품 등록, 국내 최대 포털이 가진 풍부한 구매자 층을 이용해 ‘스몰 비즈니스’를 벌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입점 수수료는 없고, 카드결제 등 PG(전자결제대행)사에게 주는 결제수수료가 2~3% 정도에 네이버쇼핑에 노출해 결제가 완료되면 2%의 수수료를 더 받는 방식이라 최대 5~6%의 수수료를 받는다. 옥션이나 지마켓(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이 보통 8~12%의 수수료를 떼는 것보다는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올해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했다. 20대와 40대 이상 구매자가 급증한 데 힘입어 스마트스토어 월간 구매자는 1월 800만 명, 2월 900만 명에 이어 3월 2000만 명까지 확대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3월에 스마트스토어 3만7000개가 신규 개설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언택트 문화 확산이 온라인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라이브 커머스가 오프라인 판매자에게 또 하나의 판매 도구로 자리매김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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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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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쌍방향 소통 가능한 ‘라이브쇼핑’ 강화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시장 장악은 ‘라이브쇼핑·24시간배송·브랜드스토어’ 등의 신무기로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주요 수익 모델인 광고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뒷걸음치지만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는 상황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라이브쇼핑은 오프라인 판매자들이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고객과 실시간 채팅, 상품 사전 태깅, URL 공유도 가능하다. 네이버쇼핑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누구나 셀렉티브 앱을 통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과의 실시간 채팅까지 할 수 있는 등 TV보다 모바일의 커뮤니케이션 자유도가 훨씬 높다는 점에서 홈쇼핑 업계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네이버쇼핑은 지난 2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해 패션 브랜드 ‘CC콜렉트’ 봄 신상품을 온라인으로 소개했다. 그 결과 40분 동안 고객 1만여 명이 접속했으며 2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봤다.

이후 3월에는 유아용품 판매사인 마이리틀타이거도 1시간 만에 완판에 성공, 매출 2억6000만원을 올렸다. 런던·파리 현지 구매 대행 방송에서 4000만원가량 판매가 이뤄지는 등 성공 사례를 다수 도출하고 있다. 한성숙 대표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32만 명이 라이브 커머스에 나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점차 늘려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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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플러스 멤버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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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스토어’ 끌어들이기 위해 ‘24시간 배송 체계’ 구축도

스마트스토어로 스몰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대형 브랜드를 직접 끌어들이는 ‘브랜드스토어’도 올해 2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패션과 뷰티, 생필품 등 각 분야를 선도하는 대형 브랜드가 네이버 안에서 판매 채널로 구축될 경우 업계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형 브랜드 입점 확대를 위해 네이버는 최대 경쟁자 쿠팡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돼 온 배송 시스템을 개선해 24시간 당일 배송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다만 당일 배송 체계 구축에는 비용부담이 큰 만큼 택배 업체들의 풀필먼트(Fulfillment·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 사업과 연계를 통한 ‘물류 아웃소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풀필먼트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한 뒤 배송할 때까지 모든 물류 과정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물류창고에 재고를 보관해주고 주문이 들어오면 물건을 바로 포장해 배송한다.

LG생활건강은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한 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해 오후 11시 30분까지 주문한 상품을 24시간 이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다. 이에 당일·익일 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게다가 투자 기반으로 물류 협력사를 늘리고 있기도 하다. 지난 3월에만 위킵(투자액 55억원), 두손컴퍼니(네이버 포함 누적 투자금 64억5000만원) 등 풀필먼트 기업에 투자했으며, 2017년에는 이륜차 기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에도 240억원을 투자했다. 한성숙 대표는 “스마트스토어 상품 특성, 기업 규모에 따라 다양한 배송 체계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단순히 빠른 것 외에도 정확한 배송, 고급 배송 등 원하는 형태가 다양할 것이고 협력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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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결제 시 최대 8.5% 적립”

네이버 유료 회원제로 ‘쇼핑 강화’

네이버쇼핑 강화의 마지막 퍼즐은 네이버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다. 네이버는 오는 6월 1일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일정 비용을 낸 네이버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격은 한 달에 4900원으로 확정됐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네이버쇼핑·예약·웹툰 서비스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월간 결제금액 20만원까지 ‘기본 구매 적립’ 외 4% 추가 혜택을 받아 최대 5%포인트를 적립 받게 된다. 또 2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결제금액에 대해서는 ‘기본 구매 적립’ 외 추가 1% 적립 혜택을 받는다.

멤버십 적립 혜택은 네이버페이 이용 시 제공되는 다양한 적립 혜택들과 별도로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멤버십 회원이 MY 단골 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충전해 상품을 구매하면 멤버십으로 적립하는 5%포인트에, MY 단골 스토어 쇼핑 시 지급되는 2% 추가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거기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시 지급되는 1.5% 혜택을 모두 적용받으면 최대 8.5% 적립이 가능하다. 아울러 네이버쇼핑을 통해 구매한 상품의 후기를 사진·동영상 등으로 올리면 추가적립 혜택이 있다. 10% 안팎의 적립이 가능한 셈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다양한 콘텐츠 혜택도 있다. 네이버웹툰·시리즈 미리보기 10편(2000원), 바이브 음원 300회 무료 듣기(2000~4000원 추정), 시리즈 온(On) 영화·방송 감상용 캐시(3300원), 네이버 클라우드 100GB 이용권(3000원),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3000원 추정) 5가지 중 4가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기본 이용 요금에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면 선택한 디지털 콘텐츠 혜택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바이브 음원 300회 무료 듣기' 혜택을 선택한 회원이 월 3850원을 추가 지불하면 '월간 스트리밍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 이용권을 선택한 이용자는 월 2200원을 추가할 경우 200GB, 월 7700원을 추가하면 2TB로 용량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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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24시간 배송 체계를 만들고 있는 외부 풀필먼트 배송 업체와 제휴하게 되면 ‘배송비’를 무료로 책정할 수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마찬가지로 네이버 동영상을 재생할 때마다 나오는 광고를 없애는 것도 고려 가능하다. 동영상에 붙는 광고는 모두 방송사들이 붙이는 광고라는 점에서 방송사들과 제휴를 맺으면 된다. 아직 한국 진출을 하지 않은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의 국내 대항마인 ‘왓챠’ 등과의 제휴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 강화는 국내외 e커머스 등 거대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 출시로 콘텐츠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그동안 쌓아온 결제·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네이버파이낸셜 테크핀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는 6월 중에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인 ‘네이버통장’을 내놓는다.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네이버통장을 출시한다”면서 “비대면(非對面) CMA로 최대 연 3% 수익률과 네이버페이를 연동한다”고 밝혔다. 네이버통장은 수익과 포인트 적립을 동시에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으로 다른 CMA 통장과 같이 수시 입출금과 이체·결제 기능을 갖췄다. 네이버페이 결제와 연계하면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자도 더 받을 수 있다.

다만 연 3% 수익률 적용 한도는 100만원까지다. 네이버페이 결제 월 10만원 이상이라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원금 100만~1000만원은 연 1%, 1000만원 이상은 연 0.55% 수익률이 적용된다. 네이버통장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충전하고, 네이버쇼핑·예약·웹툰에서 결제하면 기존보다 0.5%포인트 높은 최대 3%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타행 송금도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홍성용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7호 (2020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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